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포츠의 세계는 그 여파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0일 부산 기장에서 개막한 ‘2019 WBSC U-18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팀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팀은 아무래도 일본 대표팀이다. 일본은 한일관계를 극도로 의식한 나머지 대회를 위해 지난 28일 김해공항을 통해서 입국했을 당시 일장기 없는 단체복을 입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대표팀의 대응은 일본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스포츠계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행동이었고 도를 지나쳤다'는 반응, 그리고 '한일정세를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행동'이었다는 반응이 대립했다. 대표팀의 자부심에 없다는 강경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일본이 과도하게 몸을 사렸다는 게 입국 이후 한국 내의 반응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일단 지난 30일 스페인과의 대회 첫 경기에 나선 일본 대표팀의 유니폼에는 정상적으로 일장기가 박혀 있었다. 일본은 반일 정서를 의식했지만, 스포츠계의 교류는 다르다는 것을 한국이 보여준 셈. 한국에서 일본의 혼란은 없었다.
아울러, 일본 취재진 역시 기장에 대거 운집했다. "사사키 로키, 오쿠가와 야스노부를 제외하면 예년에 비해서는 전력이 떨어진다"는 게 현재 일본 대표팀을 향한 평가다. 그러나 아마야구, 그리고 사상 첫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기에 열띤 취재 열기를 보였다.한일 정세보다는 일본 대표팀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 언론들이다. 대회장에 마련된 미디어 라운지의 70% 이상의 인원이 일본 취재진이다. 대회측 추산에 따르면 일본 취재진 100여 명이 이번 대회를 찾았다고.
결국 일본의 우려는 기우였다는 게 드러났다. 한일 관계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기장에서 열리는 야구 국제 이벤트는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