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도 시청률을 위해 막장 전개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김소연의 출생의 비밀에 이어 김해숙의 시한부 인생까지, 막장 드라마의 병폐를 한데 모아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은 전인숙(최명길 분)이 친딸 강미리(김소연 분)를 형님인 박선자(김해숙 분)에게 다시 한 번 맡기려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한태주(홍종현 분)는 아내 강미리와 아버지 한종수(동방우 분)의 집으로 다시 들어가 살기로 했다. 이에 한종수는 전인숙에게 “내가 강미리를 집에 복귀시킨 건 내 손주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미국 남부 작은 마을에 법인을 세울 거다. 거기서 살면서 매일 출퇴근하고 보고하라”고 그녀를 한국에서 내쫓기로 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강미리는 전인숙에게 아기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저희랑 같이 병원에 가시겠어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인숙은 “같이 못 갈 것 같다. 나 미국 법인으로 가게 됐다”고 알렸다. 이에 강미리는 “이번에도 저를 버리고 떠나시는 건가요”라고 물으며 딸로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숙은 선자를 찾아 “부탁 드릴 게 있어서 왔다. 미리가 낳을 아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선자는 “너는 평생 부탁만 하느냐”며 “너까지 내 등골을 빼먹느냐”고 그간 참아온 울분을 토했다. 흥분하며 핏대를 세우던 선자는 수건에 피를 토했고, 인숙은 형님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앞서 한태주가 장모 전인숙에게 “다음에 어머니도 (김장에)오시면 좋을 거 같다. 어머니의 친딸을 맡긴 곳이지 않느냐”라며 박선자를 언급했던 바. 과거 인숙은 재혼을 위해 친딸 강미리를 형님의 집에 맡겼던 바. 선자는 미리를 친딸처럼 키웠지만, 모든 사실이 밝혀져 서로에게 아픔을 안겼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방송 초반 워킹맘의 고충을 그리며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했다. 출생의 비밀, 캔디형 여주인공, 암 선고, 극단적 선택 시도 등 6070세대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익숙한 양념이 군데군데 뿌려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신파와 익숙한 설정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치부할 수 없지만 갈수록 자극의 강도를 높여가며 시청자의 눈물을 쥐어 짜내고 있어 안타까움을 안긴다./ watch@osen.co.kr
[사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