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이 코미디 영화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배우 차승원과 이계벽 감독이 등장해 풍성한 토크를 들려줬다.
1일 오전 방송된 JTBC '방구석 1열'에서는 한국과 중화권을 대표하는 희극지왕 특집이 마련됐고, 배우 차승원의 '이장과 군수'와 배우 주성치의 '소림축구'를 다뤘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주연 배우 차승원과 이계벽 감독이 출연했다.

2007년 개봉한 '이장과 군수'는 차승원, 유해진 주연으로, 영원한 라이벌 이장 조춘삼과 군수 노대규의 이야기를 다뤄 큰 웃음을 선사했다. 장규성 감독이 어느 군수가 동창생에게 폭행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영화를 만들었으며,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차승원을 생각했다고.
차승원은 "원작이 '군수와 이장'인데 처음에 제안한 캐릭터는 군수였다. 그런데 내가 군수 역할을 하면 너무 평이했다. 내가 이장을 할 테니까, 군수 역할을 다른 사람이 하면 좋겠다고 했다"며 유해진과 첫 공동 주연을 한 계기를 공개했다.
차승원은 "유해진과 그 전에도 같은 소속사에 있어서 친분이 있었고, '신라의 달밤'도 같이 했다"며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3년 전, 유해진과 '럭키'를 작업한 이계벽 감독은 "순발력이 좋은 배우다. 장면 하나를 하다가 맨 마지막에 어떤 대사를 하나 툭 던진다. 그 장면이 코믹적으로 확 바뀌더라. 그 순간에 만들어 내는 게 놀랍다"며 애드리브를 극찬했다.
민규동 감독은 "도시적 남자인 차승원이 이장 조춘삼을 하고, 지방색이 훨씬 더 강한 유해진이 군수를 했다. 그런 반전에서 궁금해지고 캐릭터 적 코미디가 나온다"고 말했다.

MC 장성규는 "워낙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가졌는데, 이장 역할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차승원은 "자꾸 도시적, 도시적이라고 하는데 그런 역할들도 해봤다. 그런데 기본적인 정서나 마음은 시골 쪽이 맞는 것 같다. 도시적인 역할만 하면 고착되더라. '이장과 군수'나 코미디 영화를 하면 훨씬 더 아이디어가 솟구친다. 뭔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위배하는 역할이 배우한테도 재밌고 관객들한테도 신선하다"고 답했다.
차승원은 유해진과의 최고의 명장명으로 화장실 신을 꼽았다. MC 윤종신은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이장이 안 싸길 바랐다"고 했고, 차승원은 "군수가 이장을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막는다. 화장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매몰차게 막는데, 왜 이렇게 막을까 하다가 그 신이 생성됐다. 원래는 '춘삼, 배가 아파온다' 한 줄이었는데, 왜 그렇게 연기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씨네21 주성철 편집장은 '차승원 표 코미디'에 대해 "'왜 그렇게 웃길까' 생각하면 잘생겨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잘생긴 배우들에게 받는 의외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계벽 감독도 그 부분에 동의한다며, "형 이렇게 망가져도 돼요? 물으니까 '난 잘생겨서 괜찮아'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차승원은 "내가 약간 불친절하고 못된 캐릭터로 나올 때 웃긴 거 같다. 적당히 안 좋고 짜증난 상태에서 누가 말 시키면 건성으로 대답할 때가 웃기다"며 직접 시범을 선보였다.
"이제 코미디 연기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차승원은 "코미디가 쉬운 게 아니다. 정말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조금만 안 맞으면 안 된다. 정극보다 더 진짜 같이 해야 웃기다. '코미디 연기를 어떻게 해요?'라고 하는데, 코미디 연기는 따로 없다. 그냥 연기이고, 상황이 웃길 뿐"이라고 했다.
차승원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에 출연했는데, 코미디 영화 현장이 주는 에너지가 훨씬 활기차다. 난 코미디를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주성치의 '소림축구'에 대해서 차승원은 "주성치 배우의 능력도 부럽지만, 그와 함께하는 배우들도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주성치가 90년대 초반부터 기술력 때문에 못하고 있다가 10년 간 구상했던 작품이다. '소림축구' 이후 '쿵푸허슬' '장강7호' '미인어' 등 주성치 만의 영화 스타일이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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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구석 1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