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메이저? ‘한화 클래식’, 진짜 실력자를 골랐다…박채윤 통산 2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9.01 18: 02

 한 대회 반짝 잘 하는 선수가 아니라, 꾸준한 실력을 갖춘 선수에게 우승이 주어지는 게 ‘메이저 대회’라면 이번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3억 5,000만 원)은 옳았다.
박채윤(25, 삼천리)은 올 시즌 이 대회 전까지 우승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포인트 순위는 3위에 올라 있었다.(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까지는 1위였다.) 우승은 없었지만 올 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을 11차례나 기록했다. 언제 우승해도 마땅한,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인 선수가 바로 박채윤이었다.
그런 박채윤이 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에서 시즌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락가락하는 ‘승운’ 보다는 꾸준한 실력자에게 우승 기회가 더 가도록 만든 메이저 대회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화 클래식의 우승 트로피가 선수를 고르고 골라 박채윤의 품에 안겼다고 보는 게 옳다.

18번 홀 그린에서 캐디와 진지하게 상의하는 박채윤. /KLPGA 제공.

박채윤은 1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37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4라운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의 성적이었다.
최종라운드의 핀 세팅이 얼마나 까다로웠는지는 다른 선수들의 스코어를 비교하면 안다. 전날 3라운드까지 톱10에 올랐던 13명의 선수 중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인 선수는 단 3명. 박채윤이 3타, 이정민이 2타, 최혜진이 2타를 줄였다. “이 이름들이야 말로 진정한 ‘메이저급’”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전날 단독 1위를 달렸던 넬리 코다는 마지막날 4오버파, 2위 김소이는 2오버파, 공동 3위 이가영 김효주는 각각 3오버, 4오버파를 적어냈다. 
우승 확정 후 꽃세례를 받고 있는 박채윤.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우승자가 나오기는 글렀다 싶었다. 꾸준함의 대명사 박채윤이 공동 6위(-2)에서부터 슬금슬금 올라왔다. 전반 9홀을 버디 3개, 보기 1개로 마무리 한 박채윤은 후반 파4 16번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궜다.
작년 6월 맥콜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뒤늦은 생애 첫 우승을 챙겼고, 그로부터 1년 3개월만에 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여파도 컸다. 효성에프엠에스 대상 포인트 70점을 추가해 다시 이 부문 선두가 됐고, 우승상금 3억 5,000만 원을 보태 이 부문 13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박채윤이 캐디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중반부터 목이 조금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병원 가서 MRI를 찍어보니 디스크가 약간 튀어나오기 시작했다고 하더라. 오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욕심 부리지 말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직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박채윤은 “쇼트게임 약한 편이고, 기술적 멘탈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멘탈적으로는 홍성택 교수님 덕분에 정말 많이 좋아졌고 스윙은 한승철 선생님으로부터 작년 겨울부터 계속 레슨 받고 있다. 기술과 멘탈 두 개가 같이 좋아지고 있어 올해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우승 인터뷰에서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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