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글썽인 이용규, 체지방도 감량…2020 명예회복 시동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09.02 05: 05

“긴장 안 할 줄 알았는데…”
이용규(34)는 포스트시즌부터 국제대회까지 큰 경기를 수없이 치러본 베테랑이다. 웬만해선 긴장을 하지 않는 그이지만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5개월 만에 찾은 1일은 달랐다. 이날부로 무기한 참가활동정지가 해제된 이용규는 한용덕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에 사과를 하기 위해 이글스파크를 방문했다. 
이용규는 “오랜만에 선수들을 만나니 긴장되더라. 긴장 안 할 줄 알았는데”라며 “팀에 너무나도 큰 잘못을 했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이를 갚아나가기 위해선 내 행동 하나 하나가 선수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장 안팎에서 조금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용규 /jpnews@osen.co.kr

이용규는 자존심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좀처럼 굽히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 이용규가 공개 석상에서 수차례 사과를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구단의 이 같은 제안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진심 어린 반성으로 여기는 대목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용규가 눈물을 글썽이며 울컥하는 모습을 봤다. 그동안 많은 반성을 했다”며 “징계 기간에도 개인 훈련을 충실히 했다. 몸 상태 체크 결과 체지방도 감량했고, 전체적인 몸 관리를 아주 잘했다. 김태균, 송광민과 지난겨울 함께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3일 운동, 1일 휴식 일정으로 꾸준히 복귀 준비를 해왔다. 구단으로선 선수의 그런 노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 역시 마찬가지. 팀에 반기를 든 선수를 다시 품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용규의 진심을 확인했다. 한용덕 감독은 “용규가 1년을 통째로 뛰지 못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하는 게 가장 고통스럽다. 나도 그렇지만 용규 스스로도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기회를 줬으니 앞으로 팬과 팀에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이용규는 남은 시즌 1군 대신 육성군에서 팀 훈련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쌓는 데 주력한다. 한화가 내달 7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피닉스 교육리그 참가가 최종 확정되면 여기에 간다. 교육리그는 실전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 위주로 참가하지만 이용규에게도 실전 감각을 회복할 기회를 주려 한다. 그 이후 마무리캠프는 1군에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용규의 진심을 확인한 한화는 그를 내년 1군 전력으로 구상하고 있다. 후반기 장진혁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한화 외야는 많이 약하다. 유격수 하주석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이용규가 살아난다면 센터라인 부활이 가능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30대 중반으로 전성기 지난 베테랑 선수에게 1년 공백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젊은 선수들로 재편하고 있는 한화에서 얼마나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 아직 변수가 많은 상황이고, 이용규가 그만큼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 
이용규는 “팀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누가 되지 않으려고 꾸준히 운동했다. 5개월가량 실전을 못했다. 팀이 필요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선 팀 훈련부터 먼저 하는 게 맞다. 팀에서 주어진 스케줄대로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년 허송세월한 이용규가 내년 명예회복을 위해 첫 걸음을 내딛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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