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노예림, 대기록 눈앞에서 좌절...포틀랜드클래식 준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9.02 11: 05

 재미교포 노예림(18, 미국명 예리미 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쓰나 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좌절했다. 그렇지만 월요예선을 통과해 LPGA 정규투어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는 올렸다.
노예림은 한국시간 2일 오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476야드)에서 벌어진 캄비아 포틀랜드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약 15억 7,000만원, 우승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 3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호주의 한나 그린에 밀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준우승했다.
한나 그린(23)은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우승을 달성한 뒤 2개월여 뒤에 다시 승수를 추가했다. 경기 내내 노예림에게 밀리다가 경기 막바지 노예림이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는 틈을 타 1타차 역전 우승을 일궜다.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노예림의 경기 모습.

경기는 마치 둘의 매치플레이 같은 양상을 띠었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노예림이 19언더파, 한나 그린이 16언더파로 1, 2위를 달리고 있었고,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 미국의 브리타니 알토마레가 노예림과 5타차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최종라운드에 들어서도 그 흐름이 유지 됐다.
경기 초중반은 노예림에게 유리했다. 파4 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15번홀까지 1~3타차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파3 16번홀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예림의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고, 퍼팅도 정교함을 잃어 보기를 했다. 둘 사이의 간극은 1타차로 좁혀졌다.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의 한나 그린은 17번홀에서 결정타를 날린다. 3~4미터가 되는 중거리 버디 퍼트를 보란듯이 성공시켰다. 둘의 스코어는 21언더파 공동 선두.
심리적 압박이 노예림을 조여갔다. 18번홀(파4)에서의 드라이버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며 벙커에 빠지더니 세컨드샷도 그린을 훌쩍 넘어갔다. 홀컵을 향한 칩샷도 핀을 멀찍이 벗어났고,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그 사이 한나 그린은 침착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포틀랜드클래식의 우승컵도 그녀의 품에 안겼다. 
올 시즌부터 프로로 전향해 LPGA 투어에 뛰고 있지만 노예림은 아직 시드가 없기 때문에 월요일에 열리는 ‘예선’을 거쳐 포틀랜드클래식에 출전할 수 있었다. 노예림이 초중반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 우승까지 했으면 LPGA 투어 사상 3번째 월요예선 출신의 우승자가 탄생할 뻔했다. 2000년 로렐 킨이 스테이트 팜 LPGA 클래식에서, 2015년 브룩 헨더슨이 캄비아 포틀랜드클래식에서 월요예선을 거쳐 우승한 바 있다.
노예림은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국내 골프팬들에게 친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2라운드를 공동 8위, 3라운드를 공동 12위로 마치며 방송 중계 카메라의 주요 표적이 됐다. 175cm의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장타력이 인상적이었다.
아마추어 시절의 성적은 비할 바 없이 화려하다. 2018년 걸스 주니어 PGA 챔피언십,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캐나다 여자 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아마추어골프협회(AJGA) 여자랭킹 1위에 올라 2018년 AJGA 올해의 여자 선수로도 선정된 바 있다.
한편,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이정은, 김세영, 허미정이 12언더파 공동 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고진영과 양희영, 박성현은 10언더파 공동 20위에 랭크됐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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