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리' 차승원 "대구지하철참사 온국민이 피해자, 가슴 아팠다"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9.02 12: 45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이 영화의 소재인 대구지하철화재참사를 회상하면서 가슴 아팠다고 했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보드레 안다미로 카페에서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주연 배우 차승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 제공배급 NEW, 제작 용필름·덱스터스튜디오)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을 중심으로, 마른하늘에 '딸' 벼락을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유해진 주연 '럭키'로 700만 흥행을 기록한 이계벽 감독과 '코미디 장인' 차승원이 만난 작품이다.

차승원은 극 중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아빠 철수를 연기했다. 가던 길도 멈추게하는 심쿵 비주얼과 달리 아이 같은 순수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소문난 맛집 대복 칼국수의 수타면 뽑기 달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자랑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을 만나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여행을 떠나는 캐릭터다. 철수는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당시 소방관으로 많은 사람들을 구해냈지만, 후유증으로 정신지체를 앓게 된 인물이기도 하다.
차승원은 지난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고교 시절 전설의 짱 출신의 다혈질 체육 선생 기동 역을 통해 국내 코미디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차승원 표' 코미디의 서막을 알렸다. 다음 해인 2002년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에서는 폼생폼사 건달 보스부터 탈옥에 성공한 죄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특유의 맛깔 나는 코미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오지의 시골 분교에 발령된 불량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선생 김봉두'에서는 자연스러운 생활 코믹 연기로 매 장면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고, 공포에 코미디가 결합된 '귀신이 산다', 유해진과 환상적인 케미를 선보인 '이장과 군수'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했다. 코미디 장르에서만 무려 1,4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차승원은 "우리나라에 많은 사고가 있었지만, 그런 사고가 있으면 온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 사회 전체가 그걸로 인해서 요동치고 아파하고, 나도 계속적으로 뭔가 안 좋았던 것 같다. 리듬 그렇고, 내 주변 사람들도 그랬다. 그 사건이 뉴스에도 계속 나왔다"며 그때의 사건을 떠올렸다.
차승원은 이번 영화에 대해 "감독이 정말 착하고, 난 아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내 성향도 그렇게 변한다. 예전에는 완전히 '나만 잘 되면 되지'라고 생각했고, 남이 안 되면 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느꼈다. 인간이면 그럴 수 있다. 우리는 경쟁사회니까. 쟤가 안 되면 내가 잘 된다. 오죽하면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얘기까지 있겠나. 그런데 내 주위 사람이 안 되면 그게 고스란히 나한테 온다.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할 때 길을 나가면 사람들의 운전 습관도 변하고 다툼도 많아진다. 좋은 일들이 많아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그 영향이 나한테 온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다툼이 없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어 "남이 나를 욕해도 다툼의 여지를 만들지 않는다. 서로 응원해주고 칭찬해줘야 나한테도 오더라. 난 그걸 몇 번을 경험했다. 그래서 성향이 바뀐 것 같다. 그 계기를 나이다. 50살이 되니까 그렇게 되더라. 예전에는 날카로운 면도 있었는데, 지금은 날을 숨긴다. 그게 좀 달라졌다"며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공개했다. 
차승원은 최근 예능 '유퀴즈'에서도 "30대는 상승, 40대는 깨작깨작, 50대는 답보 상태"라고 했다. 그는 "답보가 나쁜 의미는 아니다. 요즘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그다지 좋은 일도 없고, 그다지 나쁜 일도 없다. 그래서 답보 상태다. 30대는 요동치고 이런 시기가 있었고, 지금은 '야 축하해", '너 왜 그랬어' 들을 일이 없다. 그래서 평탄한 지금이 좋다는 거다. 내가 나를 그다지 꾸미지 않고, 내 자신에게 장막을 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한편,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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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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