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홈런의 시대’를 끝냈던 공인구의 변화. 그러나 ‘국민 거포’ 박병호(키움)의 홈런 행진은 막지 못했다.
박병호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5차전에서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초 주자 3루에서 적시타를 때리며 이날 경기 첫 점수를 만들어낸 박병호는 2-0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윤명준의 슬라이더(131km)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의 맹활약으로 키움은 두산을 5-2로 잡았다. 키움은 시즌 77승(1무 52패)을 기록하며 2위 두산(77승 49패)을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사진] 박병호 /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04/201909040005774207_5d6e9e7990e5b.jpg)
팀 승리를 이끈 이날 홈런은 박병호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박병호의 시즌 30호 홈런으로 미국 무대에 있던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6시즌 연속 30홈런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이승엽이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30홈런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는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췄다. 올 시즌 KBO는 631경기를 치른 가운데 898개의 홈런이 터졌다. 지난해 632경기 동안 나온 홈런은 총 1514개. 눈에 띄게 홈런의 수가 줄어들었다.
박병호 역시 공인구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올 시즌 30개의 홈런을 칠까 했는데, 치게 돼서 홀가분하다”라며 “올 시즌에는 확실히 공이 멀리 안 날아간다는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4년 연속 40홈런 전망에 대해서는 “못 칠 것 같다”고 손을 내젓기도 했다.
확실히 예년보다 홈런 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었지만, 박병호는 KBO리그 최고의 홈런왕 이승엽의 뒤를 묵묵하게 따라갔다.
한 가지 기록 정복에 성공한 박병호는 팀이 순위 싸움으로 바쁜 만큼 감상에 젖기 보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박병호는 “공인구에 바뀐 탓인지 홈런이 잘 안 나오지만, 이를 신경 쓰기보다는 장타력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라며 “오늘의 홈런은 잊고 다시 출발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