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 팬들, 루카쿠에 항의..."원숭이 소리, 인종 차별 아닌 伊 축구 문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9.04 08: 36

이탈리아에 인종 차별이 판치는 이유. 인터 밀란 서포터스가 로멜로 루카쿠에게 상대 팬의 원숭이 울음소리는 '존중'의 표시라고 항의했다.
영국 '미러'는 4일(한국시간) "칼리아리 서포터스가 아닌 인터 밀란 서포터즈가 로멜로 루카쿠가 경기 중 들은 원숭이 울음소리가 인종차별이 아니라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라고 보도했다.
인터 밀란은 지난 2일 칼리아리와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루카쿠는 후반 27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경기 연속골과 동시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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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을 성공시켰지만 루카쿠는 골 세리머니 대신 칼리아리 팬들을 향해 분노의 시선을 보내야만 했다. 칼리아리 팬들이 루카쿠가 골을 넣자마자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기 때문.
인터 밀란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인종 차별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크다. 이탈리아 팬들에게 교육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팬 수준을 높여야 한다"라고 분노했다.
콘테 감독의 발언이 무색하기 일부 인터 밀란의 서포터스들은 칼리아리 팬들의 원숭이 울음 소리를 옹호하는 서한을 루카쿠에 보내 큰 충격을 줬다.
미러는 "인터 밀란의 서포터스 집단 쿠르바 노드는 칼리아리 팬들이 낸 원숭이 울음소리는 인종차별 행동이 아니다고 옹호했다. 그들은 울음소리는 '존중'의 표시라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이 정신 나간 소리는 쿠르바 노드가 루카쿠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나왔다. 그들은 "칼리아리 팬의 울음 소리가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했다니 유감이다. 이탈리아의 인종차별은 다른 북유럽과 다르다"고 항의했다.
쿠르바 노드는 "인종차별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건 이탈리아 축구의 문화로 인종차별이 아니라 상대의 경기력을 망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민족 팬이 뭉친 조직이며 어떤 국적의 선수라도 환영했다. 이런 우리도 과거 다른 팀 선수를 향해 이런 '행동'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우린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쿠르바 노드는 "원숭이 울음소리는 인종 차별이 아니라 다른 팀 팬이 위협적인 선수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 생각하라. 진짜 인종 차별이 아니고 모든 이탈리아 축구 팬은 잘 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카쿠는 칼리아리전 이후 자신의 SNS에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인종차별이 여전하다. 각 나라 축구협회가 강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루카쿠의 발언에 대해 쿠르바 노드는 "이런 행동은 인종 차별이 아니라 우리 축구팬을 억압할 뿐이다"라며 "넌 인종 차별이 아닌 실제로 없는 문제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비난했다.
쿠르바 노드는 "우리는 당신에게 이탈리아 팬은 인종 차별을 안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하며 "우리도 경기장이 아니라 실생활에선 이런 행동 안한다. 결코 인종 차별 의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원숭이 울음소리가 이탈리아만의 축구 문화이자 존중의 표시라고 주장한 인테르 쿠르바 노드는 지난 3월 있었던 밀라노 더비에서 AC 밀란의 프랭크 케시에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낸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이탈리아 현지 축구 팬들의 대다수가 그놈이 그놈이란 것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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