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핫식스’ 이정은(23, 대방건설)이 US 여자오픈 트로피와 함께 귀국했다. 지난 6월 우승 당시 통역사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정은은 “신인왕 수상은 영어로 소감을 전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4일 이정은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트로피 투어에 참석했다. 이정은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나흘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컨트리클럽(파71, 6535야드)에서 벌어진 US 여자오픈에서 우승컵과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 9000만 원)를 획득했다.
US 여자오픈 우승과 함께 이정은은 LPGA 투어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4일 기준 이정은은 ‘올해의 신인’ 포인트에서 1217점을 달성한 상태다.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 488점), 3위 파자리 아난나루칸(태국, 321점)을 큰 차이로 제쳤다.

이정은이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한국 여자 골퍼들은 5년 연속 LPGA 투어 신인왕 등극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지난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이 세계 무대 신인왕을 독점해왔다.
이정은은 신인왕 타이틀에 대해 담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영어 소감’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올해 목표는 신인왕이었는데,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며 “이번 신인왕 소감은 영어로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정은의 영어 선생님은 동갑내기 매니저 제니퍼 김(23)이다. 이정은은 “아직까지 빨리 말하거나, 안쓰는 단어를 말하면 코스 속에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영어를 듣다보니 귀가 트였다. 제니퍼와는 발음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제니퍼가 미국 시카고 출신이라 발음이 정말 좋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제니퍼 김은 이정은에게 ‘핫식스’ 같은 존재였다. 이정은은 “데뷔 시즌이라 겁이 많았다. 어떻게 투어를 이어나가야 할지 몰랐다”며 “소속사 브라보앤뉴, 제니퍼와 호흡이 잘 맞았다. 그래서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잠깐의 휴식 이후 다시 달릴 예정이다. 이정은은 “4개월동안 경기에 참여하며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이다”며 “골프채를 잡기 보단 가족과 함께 먼저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겠다. 이후 아시안 스윙 등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팬들이 많은 부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