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한기범 "유전병 마르판증후군으로 가족 사망..아들도 걱정"[핫TV]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09.05 08: 24

'전설의 농구스타' 한기범이 유전병과 사업실패로 고생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4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농구선수 출신 한기범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전파를 탔다.
충남 천안에서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한기범은 유전으로 어려서부터 키가 컸고, 큰 키 덕분에 일찍이 가능성을 보여 곳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대학 시절부터 능력을 꽃피우기 시작한 그는 허재, 강동희, 김유택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농구 전성기를 이끌며 1989~1990 시즌에는 농구대잔치 MVP에 오르기도. 그러다가 1996년 오랜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선수 은퇴 후 2000년 한기범은 홈쇼핑에서 ‘키 크는 건강식품’을 파는 사업을 시작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연이어 여러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해 큰 빚을 안게 됐다. 집 담보 대출을 받아 사업에 투자한 그는 결국 집을 세 채나 날리며 한순간에 그는 월세방 신세를 지게 됐고, 아내 안미애 씨가 단역배우, 여행사 직원 등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한기범은 "집사람이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아파트 8층에 살았는데, 난간에 매달려 뛰어내리겠다고 하더라. 정말 힘든 고비를 겪었다"라고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아내 역시 "남편이 자꾸 실수를 반복하더라. 그 때부터 나는 계속 싫은 잔소리를 자꾸 하게 되더라. 그래서 헤어질까도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과거를 뒤돌아봤다.
하지만 한기범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엎친 데 덮쳐 두 번째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 
생활고로 수술을 못할 지경이 된 한기범은 한국심장재단에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겨우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후 그는 "이걸 꼭 갚겠다"라고 결심했고, 이후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재단을 수년째 운영 중이다. 
그런가하면 아버지와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유전병의 그림자가 그에게도 닥쳤다. 그는 “아버지를 사망하게 만든 병이 마르판증후군이다”라고 털어놨다. 마르판증후군은 심혈관계와 눈, 골격계의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 질환이다. 
그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이 유전병으로 하늘나라로 갔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아버지에 이어 동생마저 유전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
한기범은 “동생 장례를 치르고 병원에 갔더니 저도 죽는다더라. 이미 대동맥이 부풀어 올랐다고 하더라”며 증세도 없었지만 바로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후 20여년째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혹시나 아들에게 병이 유전되는 것은 아닌지 항상 노심초사다. 그는 "이 병이 50% 우성이라서 아들에게 나타나지 않을까 불안함을 안고 살아간다"라고 전했다.
이후 한기범은 두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아 유전병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틱장애와 자폐증 증상을 앓는 큰 아들이지만, 검사결과 다행히 두 아들의 상태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꾸준히 검사를 받으면 괜찮을 것이란 진단을 받은 뒤 한기범 부부는 “감사한 마음”이라며 안도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농구가 좋다"며 이제는 농구를 통해 희망을 나누고 싶다는 한기범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 따뜻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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