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스리백 실험이 다시 실패로 끝났다. 김신욱 실험을 펼치지 않은 것이 더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끝난 조지아와 친선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권창훈의 실책으로 아나니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분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첫 터치로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9분 황의조가 역전골까지 기록했지만 후반 막판 크빌리타이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벤투 감독은 조지아를 맞아 '비대칭 스리백'을 실험했다. 밀집 수비를 펼칠 2차예선 상대들을 위해 황희찬을 윙백으로 기용하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실험한 것.
하지만 조지아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른쪽에 배치된 황희찬이 전방으로 이동하며 생긴 공간을 끊임없이 침투했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백승호가 커버하지 못하는 공간을 침투하면서 벤투호를 괴롭혔다.
벤투호는 그동안 스리백 실험을 하며 성공을 거둔 기억이 없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도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서 실패를 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펼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서 스리백 수비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또 지난 6월에 열린 호주와 친선경기서도 스리백 전술로 경기에 임했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없었다.
이날 경기서도 스리백 수비진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특히 수비력이 떨어지는 중원은 조지아에게 기회를 허용했다.
반면 정우영을 투입하면서 효과는 거뒀다. 물론 조지아가 정우영의 상태를 파악한 뒤에는 효과도 떨어졌다. 따라서 굳이 스리백 수비를 다시 들고 나올 이유는 많지 않았다.
결국 스리백 수비 보다 최종예선을 앞둔 상황이라면 최전방 공격수 김신욱 실험이 더 필요해 보였다.
전북 현대에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김신욱은 7경기서 8골-4도움을 기록했다. 상하이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K리그 1 성적까지 합치면 17골을 기록했다. 아시아 무대서 그를 제대로 막아낼 수비가 부족한 것으 분명하게 증명된 상황.
비록 벤투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 축구에 김신욱이 맞는 선수는 아니지만 월드컵 진출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면 그를 이용한 전술적 실험이 필요했다. 선수를 뽑았지만 평가전에 기용하지 않았다면 최종예선 경기서 출전 시킬 가능성도 높지 않다.

분명 한국에 비해 한 수 아래인 투르크메니스탄은 밀집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최전방에서 힘을 쓸 수 있는 김신욱에 대한 실험을 펼쳤다면 오히려 더 긍정적일 수 있다.
주사위는 던져진 상황이다. 투르크메니스탄전에 패배를 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6명의 교체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김신욱도 실험을 할 이유가 분명했다. 스리백 실험 실패가 더 아쉬운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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