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혹평' 전반 45분, 그래도 가슴 벅찬 미래 봤다[한국-조지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09.06 07: 41

벤투호가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과거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야 하는 답답한 순간도 있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장면도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랭킹 37위)은 6일 새벽(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끝난 조지아(FIFA랭킹 94위)와 평가전에서 황의조의 멀티골을 앞세워 2-2로 비겼다.
이날 한국은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3백은 권경원, 김민재, 박지수가 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백승호가 포진했고 김진수와 황희찬이 윙백으로 출전했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투톱으로 나선 가운데 2선은 권창훈과 이강인에게 맡겨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성용이 있었다면...
이날 전반전은 최악이었다. 벤투 감독이 경기 후 "지금까지 치른 17경기 중 가장 좋지 않았던 45분"이라고 혹평을 했을 정도. 번번이 측면이 뚫렸고 중원에서는 잦은 패스 미스로 흐름이 끊어졌다. 빌드업은 후방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새롭게 시도한 3백 때문이었다. 선수들이 시스템과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볼을 오래 간수할 수 없었고 전방으로 나가는 날카로운 패스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전반은 기성용이 있었다면 답답한 모습은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 같다는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순간 가담으로 수비자원을 늘리고, 탈압박을 통한 원활한 볼 배급, 후방에서 기습적으로 올리는 전방 킬 패스를 불과 얼마전까지 봤던 기억이 아련하게 느껴졌다.
윙백으로 나선 황희찬은 안타까웠다. 저돌적으로 황소처럼 돌진하던 황희찬의 모습이 아니었다. 수비까지 폭넓게 커버해야 하는 자리였지만 그러지 못했다. 평소 활동량을 염두에 둔 배치였지만 역시 맞지 않는 옷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과 백승호
벤투 감독은 백승호를 수비형 미드필더, 이강인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내세웠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백승호는 지난 6월 이란과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탈압박과 번뜩이는 패스, 중원의 숫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강인은 골대를 강타하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보여줬지만 공을 자주 빼앗겼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이강인과 백승호의 등장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국 축구 미래로 여겨지는 둘이 한 경기에 동시에 등장, 미래의 축구를 미리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만 해도 벤치만 지켜야 했던 둘이었다.
결국 둘 모두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였다. 백승호는 A매치 데뷔전이었던 지난 6월 이란전과 같은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야 한다. 지노라에서 다름슈타트로 이적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강인도 A매치 데뷔전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몇차례 눈길을 모으는 장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완성형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