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실험이 반갑지만 동시에 의문이 부호가 따를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끝난 조지아와 친선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권창훈의 실책으로 아나니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분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첫 터치로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9분 황의조가 역전골까지 기록했지만 후반 막판 크빌리타이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06/201909061221777260_5d71d1a8b8855.jpg)
이날 벤투 감독의 실험은 파격적이었다. 포백을 선호하는 벤투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포백을 선호하더라고 플랜B로 스리백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세계 축구의 흐름이지만 이날 벤투 감독이 내놓은 전술은 색달랐다. 평가전에서도 교체카드를 6장을 모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투 감독의 실험은 분명 긍정적이다. 아시안컵 때 문제점을 노출한 플랜B의 부재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전술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이미지에서도 탈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전반 45분에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벤투 감독 스스로도 “전반전만 보면 지금까지 치른 17경기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았다”라고 혹평할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오른쪽 수비라인이었다. 오른쪽 윙백에 선발 출전한 선수는 황희찬(잘츠부르크)였다. 박지수(광저우 헝다)는 스리백의 오른쪽 수비로 나섰다.
황희찬은 2019-2020시즌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공격수로서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는 선수다. 주로 투톱의 한자리를 차지하면서 이번 시즌 4골 6도움으로 벌써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이런 황희찬에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겼다.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키고 후방 커버를 박지수에게 맡기며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지만 황희찬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음은 분명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06/201909061221777260_5d71d1a8eede2.jpg)
오른쪽 측면을 커버한 박지수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아보였다. 볼 간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미흡했다. 후반전 박지수가 빠지고 중앙에 있던 김민재(베이징 궈안)이 그 위치로 이동했을 때 더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파격에도 정도가 있다. 공격 포지션에서 가장 위협적인 황희찬을 윙백으로 기용한 것 뿐만 아니라 교체 전술도 의아함을 자아냈다. 오른쪽 윙백에 특화된 김태환이 있음에도 2선 자원으로 분류되는 이동경(이상 울산)을 황희찬 위치에 기용했다. 이동경의 센스있는 플레이가 황의조의 두번째 골로 연결되긴 했지만 최선의 위치라고 하기 힘들다.
벤투호는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를 치른다. 실패한 실험을 반면교사 삼아 월드컵을 향한 첫 실전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