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을 농락한 ’170cm’ 꼬마 사자. 김지찬(18·라온고)이 타율, 안타, 도루, 출루율 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김지찬은 6~7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18세 이하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일본-미국전에서 연이틀 3안타를 몰아쳤다. 수준 높기로 소문난 일본과 미국의 투수들도 한국 최단신(170cm) 선수 김지찬에게 쩔쩔 맸다.
6일 일본전에서 8회말 투수 키를 넘어가는 ‘묘기 번트’로 동점 발판을 마련한 김지찬은 9회말 2사 1,2루에서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끝내기 주인공이 될 뻔 했다. 7일 미국전에도 1회말부터 빅리그가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 믹 아벨의 151km 강속구를 잡아당겨 3루타로 장식했다. 9회말에도 152km 강속구를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일본과 미국을 농락한 김지찬은 이번 대회 내내 꾸준하게 제 몫을 했다. 조별리그부터 슈퍼라운드까지 8경기에서 모두 2루수로 선발출장, 32타수 17안타 타율 5할3푼1리 10득점 2볼넷 9도루 출루율 6할을 기록했다. 규정타석 타자 중 타율, 안타, 도루, 출루율 1위. 특히 도루는 3개에 그친 2위 그룹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도루 실패는 1개뿐.

이번 대회는 결승전과 3~4위 동메달 결정전을 제외한 조별리그, 슈퍼라운드 성적으로 개인상을 시상한다. 8일 열리는 대만-미국 결승전, 한국-호주 3~4위전에 관계없이 김지찬은 4개 부문에서 1위를 확정지었다. 키는 가장 작지만 누구보다 큰 성적을 거뒀다.
라온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우투좌타 내야수 김지찬은 프로필보다 실제 키는 더 작아 보인다. KBO리그 최단신 선수 KIA 김선빈(165cm)과 비슷하다. 하지만 번개처럼 빠른 발, 절묘한 번트 기술, 강속구도 받아칠 수 있는 배트스피드와 컨택 능력을 갖췄다. 2루 수비에서도 공을 빼는 속도가 빠르고 피벗 동작이 좋아 병살 플레이가 깔끔하다.
김지찬은 지난달 26일 열렸던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삼성에 상위 지명됐다. 고교 3년간 22개, 23개, 28개로 총 73개의 도루로 ‘폭풍’ 주루를 인정받아다. 작은 키 때문에 ‘너무 높은 순번에 뽑힌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이번 기장 대회를 통해 실력과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제는 “삼성이 2라운드에 지명한 이유가 있었다”며 잘 뽑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지찬은 “삼성에서 도루 능력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나도 그렇게 빠른 순위에 지명될 줄은 몰랐다. 프로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꼬마 사자 김지찬의 잠재력에 삼성의 기대감도 커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