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 밀란 팬의 지지..."힘내 루카쿠, 인종 차별 문화란 애들은 팬도 아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9.08 09: 31

이탈리아 심판협회의 회장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자신들이 아닌 축구 협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풋볼 이탈리아'는 8일(한국시간) "일부 인터 밀란 팬들이 인종 차별이 문화라 주장한 팬들에 반박했다. 그들은 로멜로 루카쿠에게 편지를 보내 그를 위로하고 함께 인종 차별에 싸우자 다짐했다"라고 보도했다.
인터 밀란은 지난 2일 칼리아리와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루카쿠는 후반 27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2경기 연속골과 동시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지만 루카쿠는 세리머니 대신 칼리아리 팬들을 향해 분노의 시선을 보냈다. PK 당시 칼리아리 팬들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기 때문.
칼리아리 팬도 팬이지만 인터 밀란을 대표하는 울트라스 '쿠르바 노드'가 공식 서한을 통해 칼리아리 팬들의 원숭이 울음 소리를 옹호하는 서한을 루카쿠에게 보내 큰 충격을 줬다.
쿠르바 노드는 편지서 "원숭이 울음 소리는 인종 차별이 아닌 이탈리아만의 축구 문화다. 상대방의 뛰어난 축구 선수를 견제하기 위한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희대의 헛소리에 전 세계 축구계가 들썩였다. '뉴욕 타임스'와 '가디언' 등 수많은 정론지의 1면을 장식하며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 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물론 모든 팬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쿠르바 노드에 반대해서 제 목소리를 내는 인터 밀란의 팬도 있었다. 이 인터 밀란의 서포터스 집단은 공식 서한을 통해 루카쿠와 함께 인종 차별에 싸울 것을 다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지에서 팬들은 "쿠르바 노드가 모든 인터 밀란 팬을 대표하진 않는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우리는 쿠르바의 발언이 헛소리라는 것을 보증하는 인터 밀란 팬으로 인류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이 팬들은 루카쿠를 비롯한 세리에 A에서 뛰는 흑인 선수들에게 "여러분이 들은 소리는 단순한 야유가 아닌 진짜 원숭이 울음이었다. 이탈리아에서 흑인을 원숭이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풋볼 이탈리아는 "편지를 보낸 팬들은 이탈리아에는 인종 차별이 없다는 쿠르드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들은 조사 결과 경기장 폐쇄 징계도 감수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이 팬들은 "당신들을 위해 처벌을 피하진 않겠다. 우리들 모두 시즌권 입장자이지만, 진짜 인터 밀란의 팬으로 당당하고 싶다. 인종 차별이 경기장서 일어나는 대신 경기장 폐쇄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인터 밀란은 설립 배경부터 '인류애'가 깔려있다. '라이벌' AC 밀란이 영국인과 이탈리아인만을 받아들이자 이에 반발해서 모든 국적의 선수를 위한 팀으로 만들어진 팀이다.
인종 차별이 이탈리아 축구만의 문화라 주장하는 팬과 인종 차별보다는 경기장 폐쇄를 택하겠다는 팬. 두 집단 중 누가 진짜 인테리스티(인터 밀란 팬)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