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빌보드도 거뜬한 방탄소년단이지만, 그들에게도 상상도 못할 만큼 풋풋했던 신인 시절이 있었다. 바로 6년 전 이야기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추석특집 'BTS 예능 연대기'에서는 방탄소년단의 과거 예능 출연 방송분을 보며, 그들의 풋풋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하드 털이는 방탄소년단의 인터뷰 미방송분으로 시작됐다. 미방송분이라는 것도 특별하지만, 영상 속 방탄소년단이 데뷔한 지 5일째라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다.
햇병아리 방탄소년단은 리허설 때 이름이 적힌 A4용지를 부착하지 않았다. 대신 활동명이 가슴팍에 적힌 옷을 입고 있다. 제작진은 방탄소년단에게 언제까지 이 의상을 입을 거냐고 질문했다. 이에 RM은 "빨리 잘 돼서 이름표가 없어도 이름을 알아주실 때까지 입겠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의 예능 속 명장면 TOP 8 코너가 이어졌다. 8위는 2016년 1월 '스타킹'에 출연한 뷔가 선보인 하이힐 댄스였다. 뷔는 하이힐을 신고 'I NEED U'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신인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7위는 2017년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진의 활약상이었다. 정글에 가는 진을 걱정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모습이 먼저 공개됐다. 지민은 "우리 맏형이 정글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잘할까 걱정된다. 배고픈 걸 진짜 못 참는다"라고 말했고, 슈가는 "진은 가장 굶어 죽기 쉬운 스타 1위다"라고 얘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 진과 함께했던 출연진 솔비, 슬리피와의 인터뷰도 이어졌다. 우선 솔비는 "진은 엄청 밝고, 친화력도 좋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묻는 말에 "물 속에서 수영을 많이 해서 탈진 증상이 있었다. 잠깐 힘들어했을 때 간호를 했는데 누워 있는데 물을 줬다. 그런데 '누구 간병해 본 적 있냐'고 묻더니 '어디서 간병은 하지 마라'고 하더라.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고 회상했다.
방탄소년단의 예능감이 돋보이는 개인기 명장면도 공개됐다. 정국은 아이돌 생존쇼 '사장님이 보고 있다'를 위해 자이언티 모창을 준비했다. 자이언티는 당시 정국의 모창을 보면서 "갑자기 노래하다가 '오!' 하면서 끊으셨다. 그 포인트가 왜 그러셨는지 정말 궁금하다. 저 부분이 좀 재미있었다. 제 노래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뷔 역시 '내부자들'의 백윤식 성대모사를 준비했다. 아쉽게도 뷔의 개인기는 당시 방송에서 편집됐다. 뷔는 신인답게 커닝 페이퍼를 준비해오고 긴장감에 대사를 잊는 등, 풋풋한 신인의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4위는 방탄소년단의 '가슴을 열어라' 패러디였다. 첫 주자 슈가는 시작부터 과감한 폭로로 웃음을 자아냈다. 슈가의 저격 대상은 방시혁 프로듀서였다. 슈가는 "'안무는 필요 없고 율동만 하면 돼'라고 하셨다. 3년이 지난 지금, 방송국에서 우리 안무가 제일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제이홉의 인지도 굴욕 영상은 2위에 올랐다. 한 여성 출연자는 제이홉이 방탄소년단 멤버인지 모른 것도 모자라, 제이홉의 선택을 거절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 만큼 신선한 재미를 줬다.
대망의 1위는 방탄소년단의 '런닝맨' 완전체 출격이었다. '런닝맨' 멤버들은 VCR을 통해 당시 영상을 보고, 방탄소년단과의 하루를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김종국은 VCR 속에서 방탄소년단을 힘으로 제압하는 자신을 지켜보면서 "CG로 왜 불을 달았냐"며 안절부절못했다. 이에 유재석은 "방탄소년단이 혀를 내두르고 갔다"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또 김종국은 "방탄소년단이 1위를 차지한 이유에 제가 정국의 복근을 본의 아니게 공개한 것이 영향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외에도 진의 아재개그, BTS의 먹방 등이 TOP8에 올랐다. 이제는 보기 힘들 방탄소년단의 예능 모음집은 기존 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면서 추석 특집 첫 주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SBS 'BTS 예능 연대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