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막, 나갔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막 나가는 뉴스쇼(이하 막나가쇼)'가 혐한, 도어록 안전 실태, 마약 등 사회 이슈들을 예능적으로 풀어내며 파일럿 1회 만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진에게 직접 촬영 비화를 들어봤다.
'막나가쇼'를 공동 연출한 방현영 PD는 16일 OSEN과의 통화에서 "사안이 사안이라 준비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실제 '막나가쇼'는 15일 방송된 파일럿 1회에서 김구라가 일본까지 날아간 '혐한'의 현주소, 가수 제아와 래퍼 치타가 성범죄에 취약한 '도어록 안전 현황'을 짚어봤다. 이 밖에도 방송인 전현무와 장성규 등이 전문가들과 마약 실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이를 위해 공동연출을 맡은 방현영, 김학민 PD가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댔다.
특히 방현영 PD는 과거 '김국진의 현장박치기(이하 현장박치기)'를 통해 뉴스를 예능적으로 풀어내는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는 "'현장박치기'가 저한테 경험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살아있는 정보를 쉬운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으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저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는 조금 더 그 부분을 강화해서 똑같은 내용이지만 헛헛한 웃음이 아니라 요즘 세태의 문법에 맞춰서 핵심이랄지, 와닿는 얘기를 '요즘 텐션'에 맞춰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었다"고 '막나가쇼'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막 나가는 뉴스쇼' 파일럿 1회에 등장한 혐한, 도어락 안전, 마약, 팩트체크 등의 아이템들.](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16/201909160955779440_5d7eef45ed228.jpg)
방현영 PD는 "주변에서 '뉴스' 형식을 굳이 '예능'에서 가져갈 때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걱정이 많았다. 저도 그 부분은 고민이 많다. 뉴스가 돼야 한다는 목표보다 현장감이나 실제 문제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게, 뉴스라는 형식을 빌려 왔을 때 보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그걸 이용하자는 거였다. 어제(15일) 방송으로 얼마나 전달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가능성 있을 것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아이템 선정이 관건이었단다. 방현영 PD는 "뉴스 형식을 빌리다 보니 시의성 있는 주제를 보여드리는 게 고민이었"며 "뉴스처럼 데일리로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후보 회의를 정말 많이 했다. 김학민 PD랑 함께 연출하면서 가장 머리를 많이 쥐어싸맨 부분이 아이템이었다. 추석까지 가장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관심도가 높을 만한 것들로 아이템 4개가 남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막나가쇼' 파일럿 1회에서 김구라가 확인한 일본 혐한 현주소.](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16/201909160955779440_5d7eef469824d.jpg)
혐한 아이템의 경우 더욱 예민한 주제였다. "김구라 씨와 사전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다"는 방현영 PD는 "인터뷰 내용도 그렇고 접근 방법도 그렇고 김구라 씨도 처음에 걱정이 많았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다가가서 현장에서 접근하는 게 어떤 식으로 해석되거나 이용되는 걸 주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정식 뉴스가 아닌 예능인데 장난을 위해서 이 소재를 쓰지 말자고 했다. 이 부분은 무조건 진정성 있게 가자고 합의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실제로 김구라 씨가 공부를 정말 많이 했고 회의실에도 일본 관련 자료가 정말 많이 쌓였다. 현장에서 출연자하고 제작진하고는 마음이 잘 맞았다. 김구라 씨가 정말 기자가 된 것처럼 본인이 주도권을 갖고 아이디어 내서 취재하고 하는 게 잘 풀렸던 것 같다"며 김구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김구라 씨처럼 사회 소재를 자기 것으로 진행할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 현장에서 본인이 알아서 취재해야 한다고 했을 때 김구라 씨 본인도 '평소 하고 싶었던 내용'이라면서 좋아했다. 저와는 '적과의 동침'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많은 정치인들을 모아놓고 진행할 때도 가능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늘 신문을 들고 다니고 정보에 박식한 분이란 걸 알아서 얘기가 잘 통했다. 현장에서도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막나가쇼'에서는 최근 혐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DHC 사내방송 사쿠라이 요시코, 하쿠나 나오키, 다케다 쓰네야스와 인터뷰를 시도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이에 촬영 당시에는 제작진의 걱정도 컸단다. 다만 방현영 PD는 "김구라 씨가 먼저 얘기한 게 '망언 3인방으로만 내용이 갇히면 답답하다'는 거였다. 근거가 희박하고 어떤 면에서 생각의 세팅이 다른 게 있어서 이거로만 파고들면 우리 내용도 빈약해질 거라 얘기해서 현지에서 당황한 게 현장 인터뷰랄지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부분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하자고 했다. 그래서 비록 '망언 3인방'으로 서두를 들어갔지만 한-일 관계에서 하나라도 뭔가 제시할 수 있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찍었다. 그게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진=JTBC 방송화면] '막나가쇼' 파일럿 1회에 등장한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담은 서점가.](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16/201909160955779440_5d7eef4704fc5.jpg)
또한 방현영 PD는 "엔딩에서도 한번이라도 말을 섞어보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인터뷰가 불발돼서 아쉽다. 저희가 저녁에 찾아간 건 현지에서 얻은 정보로 가다 보니 준비가 된 촬영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너무 어둡더라. 인원도 축소해서 가다 보니 조명팀도 없어서 그림을 많이 못 담고 어둡다 보니 그 분도 많이 놀라셨을 것 같긴 하다. 그런 부분이 아쉽게 풀렸다. 김구라 씨도 우리 기획의도란 게 있는데 시청자 분들이 허탈해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비롯 '막나가쇼'는 파일럿 1회로 기획됐으나 화제성에 힘입어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부제까지 '구독TV'인 만큼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저변 확장도 기대되는 바다. 이와 관련 방현영 PD는 "'구독TV'를 달았던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다. 전체적으로 정보는 살아있지만 방식은 편안한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드리고 싶다는 것도 있었고 요즘에 구독경쟁이라고 하는데 더이상 방송에서 시청률만을 위해 찍어내는 콘텐츠라기 보다는,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원하는 사람들한테 구독이 될 만한 콘텐츠라는 의미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정규가 되면 보다 다양한 채널로 나오는 콘텐츠로 선보이고 싶다"고 웃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