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42% 격감, 3점대 ERA 4팀...2019 지배한 공인구 [오!쎈 분석]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9.17 13: 01

새 공인구가 가져온 투고타저 혁명이었다. 
2019시즌 정규리그 5강이 사실상 가려졌다. 5강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다투던 NC다이노스와 KT위즈의 경쟁은 NC의 승리로 귀결되는 모양새이다. NC가 10경기, KT가 7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4경기 차로 벌어져 있다. 기적이 아니면 쉽게 뒤집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키워드는 새 공인구였다. 반발력을 줄인 공인구가 생각보다 커다란 변화를 불고 왔다. 어느 정도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급격하게 변할 줄은 몰랐다. 타율, 홈런, 장타율, 득점이 확 줄었다. 9월 16일(이하) 현재 다른 수치는 접고 홈런만 보더라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년 720경기에서 1756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2.44개였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당 1.42개로 격감했다. 무려 42%나 줄어든 것이다. 200홈런 이상을 때린 팀이 세 팀(SK 233개, KT 206개, 롯데 203개)이나 됐다. 최저 홈런이 143개(NC)였다. 올해의 최다 홈런은 한화 117개이다. 남은 8경기에서 20개를 때려도 작년 꼴찌를 밑돈다. 
동시에 투수들의 수치는 급격히 낮아졌다. 10구단 가운데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이 SK(3.45), 키움(3.67), 두산(3.57), LG(3.88)까지 네 팀이나 된다. NC가 4.09로 5위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5강이 결국은 팀 평균자책점으로 갈린 셈이다. 그만큼 투수들이 힘을 발휘했다. 
KT가 1군 리그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2015년부터 10개 구단 체제가 출범했다. 작년까지 10구단 체제 4년 동안 단 한번도 3점대 ERA를 기록한 팀이 없었다. 가장 최근 3점대 ERA는 2013년 롯데(3.93)와 NC(3.96)였다. 4년 동안 불가능했던 3점대 ERA가 올해는 네 팀이나 생겼다. 새로운 공인구가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수치이다.
반발력을 크게 낮춘 것도 아닌데도 효과는 너무도 극적이다. 여기에는 공이 예년보다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는 인식이 투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볼배합도 달라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배터리들은 장타 위험성 때문에 피하던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펼쳤다.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몸쪽에 약점을 가지고 있어 반발력이 줄어든 몸쪽 볼 공략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투수들의 시대가 오면서 경기 스타일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 방에 의존하기 보다는 주루와 작전으로 득점력을 올리고 마운드와 수비로 지키는 야구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선두 SK와이번스가 보여주고 있다. 작년 233개의 홈런을 때렸으나 올해는 106개로 줄었다. 대신 도루 시도율 높였다. 작년 144경기 147번(108개 성공) 시도에서 올해는 134경기에서 157번(110개 성공)을 시도했다. 실책도 116개에서 81개로 확 줄였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고 볼 수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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