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5연패의 아쉬움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찾았다. 이성규(내야수)가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4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선두 타자 맥 윌리엄슨이 LG 소방수 고우석의 1구째를 때렸으나 중견수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다. 삼성 벤치는 박승규 대신 이성규를 대타로 내세웠다.
이성규는 고우석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직구(153km)를 힘껏 받아쳤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15m.

이성규는 2016년 프로 데뷔 후 1군 무대에서 손맛을 만끽하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하재훈(SK)과 더불어 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손꼽히는 고우석을 힘으로 눌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성고와 인하대를 거쳐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이성규는 대형 내야수로서 잠재 능력이 풍부했다. 하지만 잘될 만하면 다치는 바람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타격 코치 시절부터 이성규를 눈여겨봤던 김한수 감독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성규는 지난해부터 방망이에 눈을 떴다. 퓨처스리그 타율 3할6푼6리(224타수 82안타) 31홈런 79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쳤다 하면 홈런'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장타 생산 능력이 돋보였고 퓨처스리그 최초 4연타석 홈런(4월 11일 벽제 경찰-KIA전)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확대 엔트리 시행 후 1군 승격 기회를 얻은 이성규는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게 사실. 드디어 호쾌한 한 방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우석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으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배가 됐을 터.
삼성이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해 팬들의 시름도 더욱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속상하고 화가 나지만 '내년에는 다르겠지' 하는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데뷔 첫 아치를 그린 이성규가 그러한 존재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