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인투수 정우영이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정우영은 지난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고 이어서 스몰린스키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정우영은 송은범에게 마운드를 양보해야 했다.
송은범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2사 만루에서 김성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정우영의 책임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정우영의 경기 기록은 0이닝 2실점이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치솟았다.

정우영은 올 시즌 54경기(64이닝) 4승 6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중이다. 신인선수중에서는 가장 두드러진 활약이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는 정우영은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LG 신인왕에 도전하고 있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은 정우영은 고졸 신인으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신인왕으로서는 조금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이정후-강백호라는 초대형 신인이 등장하면서 신인선수를 향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2000년대 이후 신인왕을 수상한 순수 불펜투수는 4명(2002년 조용준, 2005년 오승환, 2007년 임태훈, 2009년 이용찬)이다. 이중 조용준(28세이브), 오승환(16세이브), 이용찬(26세이브)은 마무리투수로 활약했고 임태훈은 20홀드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물론 신인왕은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상이 아니라 그해 신인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이기 때문에 정우영이 신인왕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이용찬 역시 2009년에 세이브 공동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20에 불과했다.
하지만 역시 신인왕을 수상하는데는 상징적인 성적을 기록하는 것이 유리하다.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과 2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은 사실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숫자가 주는 느낌과 상징성은 확실히 다르다. 정우영 본인도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우영은 7월 12일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2.81)을 유지했다. 하지만 7월 18일 SK 와이번스전에서 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처음으로 평균자책점(3.12)이 3점대로 높아졌다.
이후 정우영은 2점대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오가며 힘겨운 도전을 계속했다. 8월 31일 SK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97로 끌어내렸지만 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⅓이닝 1실점을 기록해 다시 평균자책점이 3.02으로 높아졌다. 1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다시 2.95까지 평균자책점을 낮췄지만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3.05으로 되돌아갔다. 16일 KT 위즈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다시 2.95까지 내려갔지만 이날 경기 실점으로 또 다시 3점대로 돌아갔다.
올스타 휴식기 부상 이후 복귀한 8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제 페이스를 되찾은듯 보였던 정우영은 9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8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제 코 앞까지 다가온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하는 LG에게는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트레이드로 송은범을 보강했고 고우석이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했지만 한 점 한 점의 무게가 차원이 다른 포스트시즌에서는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 한 명이 더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정우영은 남은 시즌 다시 안정감을 되찾고 팀의 믿음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되찾을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