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험대도 통과했다. 한화 에이스 워윅 서폴드(29)가 ‘삼성 트라우마’를 극복, 내년 시즌 재계약을 굳혔다.
서폴드는 20일 대전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로테이션 순서로 따지면 장민재가 나설 차례였지만 한용덕 한화 감독은 서폴드 등판을 앞당겼다. 지난 14일 대전 롯데전 이후 5일 휴식이라 크게 무리가 가는 일정도 아니었다.
삼성과 시즌 최종전에 서폴드를 맞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용덕 감독은 “원래는 (21일) SK전에 나설 차례였지만 삼성전에 맞췄다. 1선발이라면 팀을 가리지 않고 잘 던질 필요가 있다. 일부러 삼성전에 맞췄다”고 밝혔다. 서폴드도 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답게 삼성전을 기다려왔다.

한화는 9위로 떨어져 순위 싸움에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한용덕 감독은 “우리가 순위 싸움을 하고 있었다면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팀을 골랐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서폴드가 시즌 초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상대성이란 것을 무시 못한다”고 말했다.
서폴드는 지난 4월21일 대전 삼성전에서 4이닝 1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0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이어 5월21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3⅓이닝 10피안타(2피홈런) 1볼넷 1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다시 한 번 뭇매를 맞았다. 2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되며 7⅓이닝 17실점, 평균자책점 20.86으로 무너졌다.

서폴드 스스로도 “마음 같아선 삼성전 기록을 빼면 좋을 텐데 어쩔 수 없다. 야구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스포츠다. 아쉬움보다 앞으로 어떻게 던질지 집중하고 싶다”며 삼성과 재대결에 대해 “다시 만나면 내 기록을 복구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도 “스스스 전투력이 생길 것이다”고 기대했다.
내년 재계약을 위해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였던 이날, 서폴드는 설욕에 성공했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뒤 4회 1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 없이 7회까지 막았다. 7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앞선 2경기 부진을 말끔히 씻는 호투로 ‘천적 극복’에 성공했다.
비록 한화 불펜이 8회 2실점으로 역전을 허용, 서폴드의 삼성전 승리는 날아갔다. 하지만 이날까지 최근 11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펼치며 평균자책점을 3.64로 낮췄다. 특히 한화 역대 외국인 투수 최초로 180이닝(185⅓)을 돌파하며 ‘이닝이터’ 구실을 톡톡히 했다.

유일한 약점이던 삼성전 약세까지 떨쳐낸 서폴드, 한화 에이스 입지를 공고히 하며 내년 시즌 재계약도 굳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