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유희열의 스케치북’ 을 끝으로 정말 팬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MC 유희열은 첫 번째 게스트 윤종신을 두고 “가요계 산 증인 같다. ‘스케치북’을 위해 수많은 그림을 그린 이 분이 잠시 여러분들 곁을 떠나게 됐다. 이방이 돼 떠나는 그의 노래 제목은 ‘늦바람’이다. 나그네가 된 윤종신”이라고 소개했다.
노태우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노래한 윤종신이다. 그는 “어렸을 때 멀리 떠나야 하는데. 3년 전 제가 하는 일이 쳇바퀴 도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그동안 고여 있고 똑같은 얘기를 하고 겪는 것들이 달라지지 않겠구나 싶더라. 창작자로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하지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윤종신은 모든 방송 출연을 접고 이방인이 돼 해외로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 바 ‘이방인 프로젝트’. 이는 2010년 3월 25일부터 시작한 음원 발매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의 확장 버전이자 2020년 ‘월간 윤종신’ 10주년을 기념한 대형 프로젝트다.
이로써 윤종신은 고정 출연 중인 MBC ‘라디오스타’와 JTBC ‘방구석 1열’ MC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방인 콘서트를 10월 초까지 진행하고 곧바로 떠날 예정인데 방송 무대는 이번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마지막이었다.
윤종신은 “50살이란 나이가 되면 저문다고 생각하는데 전 딱 인생의 중간인 것 같다. 모험을 충분히 할 나이라고 생각했다. 휴가나 여행이 아니다. 해외에 나가서 ‘월간 윤종신’을 계속 낼 거다. 노트북 갖고 열악하지만 곡도 쓰고 녹음도 할 거다. ‘월간 윤종신’을 만드는 상황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윤종신은 554곡을 만들었고 작사만 참여한 곡까지 더하면 무려 651곡이다. 윤종신은 “몹쓸 호기심 때문에 떠올리면 결과를 봐야 한다”며 “발동이 한 번 걸리니 다작이 됐다. 1990년대엔 곡을 받았는데 2000년대부터 가속이 붙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월간 윤종신’ 9월호는 ‘워커홀릭’이다. 하동균의 목소리로 탄생한 것. 하동균은 떠나는 윤종신을 위해 직접 무대에 서서 ‘워커홀릭’을 열창했다. ‘절친’ 유희열은 피아노 앞에 섰고 윤종신은 마지막으로 ‘배웅’을 열창하며 현장 팬들과 신청자들에게 잠시만 안녕을 건넸다.
그는 “사실 9월에 정해진 방송을 끝내고 나가려고 했는데 ‘스케치북’이 눈에 밟혔다. 잘 다녀오겠다 인사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왔다. 여러분 얼굴 보고 떠나는 게 맞는 거 같다”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건강하시고요”라고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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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케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