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25, SK)의 돌발행동에 문경은 감독이 식은 땀을 흘렸다.
서울 SK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마카오 탑섹 멀티스포츠 파빌리온에서 개최된 ‘2019 터리픽12’ 4강 토너먼트에서 중국프로농구(CBA)의 저장광샤 라이온스를 맞아 77-76으로 이겼다. SK는 이어지는 4강 2경기 산미구엘(필리핀) 대 랴오닝전의 승자와 22일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저장은 2m대 장신선수만 10명이 포진한 초장신군단이다. 신장 2m인 최준용이 평범한 선수로 보일 정도였다. 장신포워드 최준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2쿼터 중반 SK는 맹추격을 펼쳤다. 속공상황에서 최준이 공을 잡았다. 최준용은 강력한 덩크슛 한 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려했다. 평범한 덩크슛을 거부하고 리버스 덩크슛을 시도했다.
그런데 점프가 약간 모자랐다. 최준용은 링안에 공을 내리꽂지 못하고 살짝 올려놨다. 공이 링위에 머물러 있다가 그대로 바깥쪽으로 떨어졌다. “푸하하하하하” 관중석에서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다행히 SK선수가 팁인슛을 하면서 상승세는 지속됐다. 최준용은 벤치에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냈다. 최준용이 팀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기에 벤치에서도 괜찮다는 신호를 했다. 덩크슛 실패로 최준용은 일약 대회최고 인기남이 됐다.
최준용은 4쿼터 초반 다시 한 번 속공기회를 얻었다. 최준용은 이번에 실패없이 호쾌한 원핸드 덩크슛을 꽂았다. 최준용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탄 SK가 64-62로 역전했다.
승부는 박빙이었다. SK가 1점을 앞선 종료 4초전 승리를 확신한 최준용이 공을 잡았다가 그대로 공중에 던졌다. 종료 1.7초를 남기고 저장의 공이 선언됐다. 가만히 공을 가지고 있어도 파울을 얻는데 저장에게 역전빌미를 준 셈. 문경은 감독의 얼굴이 붉어졌다.
경기 후 최준용은 “시간을 보내려고 그랬다. 마지막까지 상대에게 기회를 줬는데...”라면서 껄껄 웃었다. 문경은 감독은 “최준용이 흥이 많은 선수다. 종종 그런 플레이를 한다. 솔직히 말하면 화가 난다. 하지만 최준용에게 따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웃어넘겼다.
만약 SK가 역전패를 당했다면 패배의 책임을 최준용이 뒤집어 쓸뻔했다. SK는 한숨을 쓸어내렸지만 관중들은 즐거워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아시아슈퍼리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