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괴짜선수 최준용(25, SK)과 랜스 스티븐슨(29, 랴오닝)이 마카오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서울 SK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마카오 탑섹 멀티스포츠 파빌리온에서 개최된 ‘2019 터리픽12’ 4강 토너먼트에서 중국프로농구(CBA)의 저장광샤 라이온스(중국)를 맞아 77-76으로 이겼다. 이어진 두 번째 4강전에서 라오닝(중국)이 산미구엘(필리핀)을 111-89로 대파하며 결승에 합류했다. SK와 랴오닝은 22일 우승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중국프로농구(CBA)는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NBA에서 뛰던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랴오닝에는 NBA에서도 활약이 좋았던 튀니지 국가대표출신 살라드 메즈리(33, 218cm)와 르브론 제임스에게 ‘귓바람’을 불어넣은 랜스 스티븐슨(29, 198cm)이 뛰고 있다. NBA선수 두 명을 직접 데리고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산미구엘은 필리핀프로농구 최고인기팀이다. 산미구엘을 보기 위해 필리핀 팬들이 대거 마카오까지 원정응원을 왔다. 이들은 대회최고스타 스티븐슨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스티븐슨은 전반전에만 무려 23점을 폭발시키며 랴오닝을 이끌었다. 랴오닝이 전반전 넣은 51점의 절반가량을 스티븐슨이 혼자 해결했다. 그만큼 아시아무대에서는 그의 적수가 없었다. 스티븐슨은 화려한 개인기를 내세워 ‘잡으면 한 골’이란 인상을 줬다. 체격조건까지 뛰어나 자신보다 더 큰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스티븐슨은 화려한 쇼맵십도 돋보였다.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에어기타’를 치면서 상대방 기를 팍팍 죽였다. 심지어 필리핀 벤치에 대놓고 도발을 하기도 했다. 필리핀 입장에서 약이 올랐지만 스티븐슨을 사실상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스티븐슨은 27점을 폭발시켜 팀에게 20점 이상 리드를 안긴 뒤 일찌감치 3쿼터 중반부터 치어리더로 변신했다. 그는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끊임없이 동료들을 독려했다. 스티븐슨은 4쿼터에 다시 나와 총 35점을 넣고 화끈한 팬서비스를 했다.
SK가 우승에 도전하려면 스티븐슨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 최준용이 매치업상대로 유력하다. 최준용이 스티븐슨을 몇 점으로 막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8cm의 메즈리 역시 자밀 워니와 애런 헤인즈가 수비하기는 너무 벅찬 상대다. SK가 대회최고의 스타인 스티븐슨과 제대로 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동아시아슈퍼리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