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꼴찌’ 롯데, 비밀번호의 시작일까 각성의 계기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9.24 11: 02

롯데의 2019년은 완벽한 실패다. 15년 만에 꼴찌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롯데는 지난 23일 사직 NC전에서 1-6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꼴찌 확정 트래직넘버 1이 사라며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10구단 체제로 바뀐 뒤에는 처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양상문 감독을 다시 영입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백의종군’의 자세로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잡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모든 부분에서 삐걱거렸다. 구단의 냉정한 전력 파악 실패, 줄어든 공인구 반발력에 대한 시뮬레이션의 부재,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 베테랑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등으로 쉽지 않은 경기들을 연속해서 치러야 했다. 결국 전반기가 끝나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퇴진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분위기 반전과 쇄신에 나서려고 했지만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총체적 난국의 상황은 계속됐다. 수석코치였던 공필성 감독대행이 현장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팀의 상황은 나락으로 떨어진지 오래였다. 최하위에서 잠시 벗어나 탈꼴찌를 기대하게 했지만 결국 ‘제자리’처럼 꼴찌로 돌아왔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창단 첫 10위라는 수모는 결국 모든 부분에서의 실패를 얘기한다. 그리고 이제 떠올릴 수밖에 없는 단어는 2000년대 초반 암흑기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년 간의 성적은 ‘비밀번호’로 통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8888577’은 당시를 대변하는 뼈아픈 역사의 산물이다. 그리고 15년 만에 최하위를 결과를 다시 받아들였다. 암흑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우려는 당연한 얘기다. 
그렇기에 이제부터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장기 플랜을 마련하지 않은 프런트, 그리고 최고위층의 지나친 간섭 등 구단이 제대로 흘러갈 수 없는 방향으로 현재 구단 운영이 진행이 되고 있다. 장기간 공석이었던 단장 자리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스카우터로 잔뼈가 굵은 성민규 단장을 신임 단장으로 영입을 했다. 이제 갓 ‘프로세스’를 정립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성민규 단장을 중심으로 새 감독 선임, 그리고 구단의 운영 방향과 개혁 포인트를 짚어나가는 시점. 이 과정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앞으로 롯데의 정상화에 달린 숙제다. 최하위라는 결과를 계기로 롯데 구성원 전부가 ‘각성’을 해줘야 한다. 프런트는 물론, 선수들 역시 올 시즌의 결과를 단순히 흘러가는 한 시즌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왜 그들이 프로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지에 대한 가치를 절실하게 깨우쳐야 한다. 네 탓, 내 탓을 하기엔 그냥 모두가 못 했다.
최하위가 결정된 지난 23일 사직 경기에는 1,762명 밖에 찾지 않았다. 시즌 최소 관중이다. 팬들은 서서히 롯데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성적은 물론 올 시즌 구단 흥행도 참패했다. 과연 2019년의 실패는 롯데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비밀번호 시대의 재림일까, 아니면 대오각성의 계기가 될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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