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종옥이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우아한 가' 2막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MBN '우아한 가'(극본 권민수, 연출 한철수 육정용)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임수향, 이장우, 배종옥이 참석했다.
'우아한 가'는 재계 1위 재벌가 밑바닥에 숨겨져 있는 비극을 두고, 이를 밝히려는 자들과 숨기려는 자들의 진실추격전을 그려내는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다. 재벌가 고명딸 모석희(임수향 분),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분)가 모석희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면서, MC그룹 킹메이커 한제국(배종옥 분)과 대립하는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지난달 21일 첫 방송된 '우아한 가'는 2.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로 시작해, 지난 7회에서 4.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MB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날 배종옥은 "뜨거운 성원 감사드린다. 시작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드라마였다. 그런데 괄목할 만한 좋은 성과를 내니까 더 의미가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MBN 드라마가 이처럼 회자될 만한 시청률 수치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연진 역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있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확신은 없었다. 이장우는 1%를 바라보고 시작했다고 밝혔고, 임수향은 5%를 목표로 했다.
배종옥은 "'우아한 가'가 가 시작할 때 'MBN이 새 드라마를 하나 봐'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그걸 넘어서기 위해 꼭 노력한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서 당당하게 나서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잘 돼서 기분이 좋다"라고 뜻 깊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저희 포상휴가 간다. 무조건 가는 것"이라며 "스태프들 모두 여권 준비하고 있으니까 제작진이 알아서 해줄 거라 믿는다"라고 단언해, 눈길을 끌었다.
'우아한 가'의 성공 비결로는 치밀하지만 깔끔한 전개, 매회 맞이하는 반전 엔딩 등이 언급된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개연성 있게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캐릭터가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모든 갈등과 비밀에 중심에 선 한제국의 역할이 상당하다.
극 중 한제국은 오너리스크 팀의 총괄 관리자로, 절대 권력을 쥐고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발현한다. 이름부터 무소불위의 힘을 누린다는 설정까지, 사실 한제국과 같은 캐릭터는 그간 타 드라마에서는 남자 배우가 많이 맡던 역할이다. 이는 배종옥이 '우아한 가'에 매력을 느낀 요소이기도 했다.
배종옥은 "남자의 세계를 여자가 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사실 남자가 휘두르는 욕망의 세계에서 여자가 수장을 맡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제국은 판사 출신의 엘리트로 남부러울 것 없는 지위까지 올랐던 인물인 만큼, '왜 저렇게 악행을 저지를까'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했던 바. 이에 배종옥은 "한제국은 유리천장을 깨고 뛰쳐 나와서, 모든 사람을 주무르고 싶어하는 강력한 야망의 소유자다. 그의 카리스마는 '유리천장 같은 거 내 인생에는 없어'라고 외치는 내면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제국이 여자로서 한계를 맛봤고, 옳다고 생각하는 게 꼭 다 맞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돼서 그런게 아닐까. 그런 포인트들을 내면으로 가져오려고 노력했다. 남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캐릭터 색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색으로 바꾸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한제국은 모석희, 허윤도와 첨예한 대립각을 이룬다. 배종옥은 한제국의 감정선과 세 사람의 갈등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종옥은 "이쪽(모석희, 허윤도)은 어차피 둘이고 저는 혼자이지 않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굉장히 에너지를 쏟고 있다. 연기는 연기와 배우 내면의 집결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담을 나누더라도 한제국 인물 안에서 이뤄줘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우 씨도 이제 내 편이 아니라서 지금 많이 말 안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종옥은 최근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도 야당 대표 윤찬경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윤찬경 역시 한제국과 같이 강한 여성 캐릭터라는 지점에서 결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 배종옥은 "20대 때부터 자아와 주체성이 강한 역할들을 많이 해왔다. 엄마 역할을 하더라도 내가 중요한 역할들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제국 같은 역할이 제게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다른 역할로 변신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우아한 가'는 어느덧 8회를 남겨두고 있다. 반환점을 돈 만큼,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궁금하다. 배종옥은 "욕망을 휘두르는 한제국이 어떤 종말을 맞고, 과거를 파헤치고 싶어하는 석희와 허윤도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달라. '우아한 가'가 끝내 어떤 결말을 맺을까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배종옥은 '우아한 가'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배종옥은 "저희 드라마가 좋은 기운을 이미 탄 거 같으니, 시청률 9%를 기대해본다"며 "'바보 같은 사랑' 첫 화 시청률이 1.4%였다. 기대감 없는 배우들의 만남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끝날 때는 8%를 넘겼다. 그 이후로 시청률에 연연하진 않는다. '우아한 가'는 '바보 같은 사랑' 이후 내게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