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이 해병대 전역 후 이수현과 함께 남매듀오 악뮤(악동뮤지션)가 다시금 뭉쳤다.
25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는 악뮤의 세 번째 정규앨범 ‘항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이찬혁은 “오랫동안 이 앨범에 맞는 저희 각자 서로가 되기 위해서 많이 가꾸고 연구도 많이 했다. 그러니까 재밌게 봐 달라”고 인사했다. 이번 앨범부터 악동뮤지션은 ‘악뮤’라고 줄임말로 부르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이수현은 “아무래도 즐거울 락에 아이 동이기 때문에, 저희가 아이 동 일 때는 좋았지만, 저희 둘 다 성인이 되었고 앞으로 해나갈 음악에 제한이 있을 것 같아서 아이 동을 빼고 악뮤라고 줄여서 부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25/201909251426771057_5d8b02e1ce9b1.jpg)
‘항해’는 지난 2017년 9월 18일 이찬혁이 해병대로 자원 입대한 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악동뮤지션의 신보다. 정규 1집 ‘플레이’에서는 순수한 마음이 표현된 즐거운 음악을 선보였다면, 정규 2집 ‘사춘기’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그들의 음악이 담겨 있었다. 정규 3집 ‘항해’는 ‘떠나다’라는 키워드로 ‘이별’의 테마를 다뤘다.
이번 앨범은 이찬혁이 군생활을 하면서 배를 타면서 느낀 점을 담아 2년 동안 작업한 앨범이다. 이찬혁은 악뮤의 음악은 상큼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해 “수현이의 발랄한 면이 악동뮤지션의 색깔에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냈던 게 사실이지만 저는 그걸 따라가려고 노력했던 편이었다. 그걸 타협하는 점에서 고민했는데 이번 만큼은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온전히 다 표현할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며 고민을 전했다. 이어 “어찌 보면 수현이 입장에서는 조금 불친절할 수 있겠지만 잘 따라와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성장하는 모습에 집중해서 앨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이에 이수현은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확실히 이제까지 저희가 했던 앨범 중에서 오빠의 생각과 오빠에게 초점이 맞춰진 오빠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오빠가 군대를 다녀왔고 저는 그동안 조금이나마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지만, 오빠는 전혀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많이 맞춰줘야겠다고 배려를 먼저 해주자고 했다. 맞춰주다가 녹음하고 음악을 만들어가면서 점점 저의 것이 더 되더라. 저의 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에는 악뮤의 것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25/201909251426771057_5d8b02e21e428.jpg)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지난 2017년 이찬혁이 입대 전 참여했던 ‘썸데이 페스티벌’에서 깜짝 공개한 노래. 당시 미완성곡이었으나 미니멀한 편곡을 거쳐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됐다. 이찬혁, 이수현의 목소리와 그들이 전하는 감성이 오롯이 전해지는 편곡은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라는 전언.
이찬혁은 “배에서 대부분의 곡을 썼다”며 “제목도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밤 끝없는 밤’은 멀미를 하면서 만든 곡이고 ‘고래’도 있다. 대부분이 ‘항해’라는 타이틀과 잘 어울린다. 다 배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거기서 아무래도 기타도 없고, 수첩과 볼펜만 가지고 가사를 적고 거기에 멜로디를 붙여서 녹음기도 없으니까 달달달달 외우면서 작곡을 했다. 한달 정도 배를 탔다. 한달 동안 그렇게 작업을 했다”고 자세히 털어놨다.
또한 이찬혁은 해병대 생활이 앨범에 끼친 영향에 대해 “군대 안에서 납득이 안 되고 적응이 안 되는 상황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나잇대의 분들이 겪는 경험을 제가 그때 처음 하게 된 거다. 위계질서와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훈련병부터, 이등병부터 그런 걸 처음 느꼈고 그것에 적응한 것도 성장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성숙한 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빠인 이찬혁이 입대하면서 악뮤는 공백기를 가졌다. 이수현은 그동안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활약했던 바. 그녀는 “그렇게 활동을 열심히 했던 이유는 첫 번째는 찬혁 오빠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보고자, 그래도 1년 넘게, 2년 가까이 악뮤의 공백이 대놓고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악뮤의 공백기를 조금이나마 채워보고자 했던 것이었다. 열심히 활동할수록 음악에 대한 갈증이 커지더라. ‘비긴어게인’, ‘슈퍼밴드’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게 너무 많았다. ‘비긴어게인’ 통해서 선배님들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내가 어떻게 노래해야하는지를 배웠고 ‘슈퍼밴드’를 통해서는 많은 장르를 듣고 새로운 악기를 배우면서 지식적인게 많이 쌓였던 것 같다”며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비롯해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달’, ‘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작별 인사’, ‘시간을 갖자’ 총 10곡으로 채워졌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09/25/201909251426771057_5d8b02e273025.jpg)
이찬혁은 생애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도 출판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군에 들어가기 시작점부터 성숙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지루한 이야기 조금만 하겠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시대를 타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가치가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계속 유행도 바뀌고 사람들에 대한 관점, 혁명들도 계속 일어나고 있지 않나. 시대의 변화인데,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고 그게 성숙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말주변이 있는 건 아니라서 정확히 표현 못 할 거라 생각했고, 책 속에 그리고 앨범 속에 그걸 다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찬혁은 악뮤의 앨범 작업 환경과 관련해 “저희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다. 1집 때는 아무래도 신인이기 때문에 배워야 할 게 많아서, 저희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지만 갈수록, 지금 앨범을 보시면 커버도 제 친구가 만든 거다. 그만큼 저희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반영됐다. 거의 지원 정도만 받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다. 저는 1집, 2집, 3집 앨범 다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물론 팬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잘 이해하고 있고 고민하는 방향이지만, 저희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좋은 분들이시다. 매일 같이 밤새고, 너무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그런 행복한 시간들로써 좋은 결과물로 만들고 그걸 보여드리는데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찬혁의 군생활은 남매들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이수현은 그동안 악뮤의 음악을 총괄해왔던 이찬혁에 대한 미안함이 들었다고. 그녀는 “서로 미안한 마음이 엄청 컸다. 그걸 깨닫고 나서 손편지를 써서 오빠에게 사죄의 편지를 썼다. 미안하다 내가 그걸 몰랐다 악뮤로 돌아왔을 때 그 짐을 어느 정도 받아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굉장히 존중하면서 작업하고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이찬혁도 “그 편지를 받고 오히려 수현이가 그와중에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표현은 어색하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서로 인정해주기 어려운 관계이지 않나. 남매라는 포지션이. 편지로서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하고 그걸 인정하는게 먼저 그걸 해준다는게 되게 고마웠다. 오히려 그 이후로 수현이를 아티스트로 조금 더 존중해주는 계기가 됐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수현은 “어디에 또 이런 남매가 이런 생각을 할까”라며 “이 과정은 부부들이 겪는 과정이더라.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저희가 그걸 하고 있더라. 참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전했다.
끝으로 이찬혁은 “목표는 다음 앨범이다. 아직 뚜렷하진 않지만 다음 앨범에 들어갈 앨범에 할 수 있게끔 더 진화하는 것, 그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이다”고, 이수현은 “모순된 말이라고 생각을 한다. 성적을 신경쓰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다. 한곡을 많이 들어서 차트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저희가 만든 음악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들으시는 분들이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바람이다”고 목표를 전했다. / besodam@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