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개봉해 전국 217만여명(영진위)을 동원한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 영화의 반응은 미적지근했지만 수혜자는 확실하다. 바로 주인공, 조연들도 아닌 1편의 배우 김응수다. 정확히 말하면 1편에서 김응수가 연기한 캐릭터 곽철용이다.
김응수가 그야말로 '난데없이'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 1편 때문으로 인한 것인데, 음원차트로 따지면 역주행 인기인 것이다. 최근 개봉한 '타짜3'의 영향으로 네티즌이 과거 '타짜'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 열풍이 시작됐다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그 역시 확실치는 않다. 왜 당시 더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들이 아닌 곽철용이냐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은 할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인기의 실체다. 온라인에서는 각종 패러디가 만들어지고 있고, 곽철용의 명대사를 되짚고 곱씹어보는 이들이 많다. 철용. 한국의 '아이언드래곤'이라고도 불리는 그는 네티즌에게 하나의 '놀이문화'를 제공했다. 혹자는 배우 김영철이 광고에서 선보여 화제를 모은 '사딸라' 열풍과 같은 맥락으로 보기도 한다.

어쨌든 곽철용이 이렇게 역주행 인기를 모은 것은 그의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는 것의 방증이다. 오랜세월 건달 생활을 한 곽철용은 한국영화 속에서 건달 캐릭터가 그려내는 여러 부분을 고스란히 갖고 있음에도 극 중 화란에게 보이는 특유의 순정적인 면모나 감칠맛 나는 대사로 나름 차별화된다.

특히 그의 대사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어이, 젊은 친구. 돈이라는게 독기가 쎄거든?",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나 깡패 아니다. 나도 적금 붓고 보험들고 살고 그런다", "나도 순정이 있다. 니가 이런식으로 내 순정을 짓밟으면 임마 그때는 깡패가 되는거야", "또 지면 넌 변사체가 된다", "묻고 더블로 가", "너 이XX 명줄이 아주 길구나?", "내가 달건이 생활을 열 일곱에 시작했다..그 나이때 달건이 시작한 놈이 백명이라 치면은..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 혼자 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잘난 놈 제끼고 못난 놈 보내고",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이 XX야?" 등이다. 해당 대사들은 패러디 돼 여러 짤들로 재생산,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안긴다. 특히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대사는 한 방송을 통해 그의 '애드리브'였음이 알려져 더욱 놀라움을 안긴다.
더불어 사칭 SNS, 유머용 게임까지 등장했으며 곽철용이 등장하는 영화 속 영상들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곽철용의 인기는 한편으로는 '타짜3'에 이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의견들도 있다.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곽철용이란 캐릭터를 다시금 불러냈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개봉 13년이 된 영화 속 곽철용으로 예상치못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응수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응수 측 관계자는 OSEN에 "김응수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며 "곽철용과 관련해 광고나 방송 쪽에서 연락이 정말 많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응수도 '타짜' 때문에 관심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13년전 작품이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누가 13년전 작품때문에 인기를 끌 줄 알았겠나"라고 설명했다.
김응수는 곽철용 캐릭터와 관련해서 광고나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 현재 김응수는 영화 '양자물리학' 개봉과 관련한 홍보 일정과 tvN 새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촬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