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축복이다”.
LA 다저스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32)이 모처럼 웃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세이브를 거두며 개인 통산 30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 속에 표정이 어두운 날이 많았던 잰슨에겐 반등의 계기가 될 듯하다.
잰슨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치러진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9회말 등판,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32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300세이브째. 지난 2010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뒤 10년, 604경기 만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300세이브는 메이저리그 역대 통틀어 30번째 기록이다. 특히 한 팀에서만 300세이브를 거둔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트레버 호프먼(샌디에이고), 데니스 에커슬리(오클랜드), 트로이 퍼시발(LA 에인절스)에 이어 잰슨이 5번째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잰슨은 모처럼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잰슨은 “어제 299세이브를 거둔 뒤 300세이브 기록을 알았다”며 “축복이다. 내가 빅리그 마운드에서 투구할 것이라곤 생각도 하지 못한 때가 있었다. 지금 이렇게 300세이브를 했으니 굉장하다”고 말했다.

잰슨이 말하는 그 시절은 바로 마이너리그 포수 시절이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 잰슨은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포수로 나섰다. 부정확한 송구와 수비력으로 포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지만 강견을 인정받아 투수로 전향했고, 지금의 300세이브 투수로 성장했다.
당시 잰슨의 투수 전향을 도운 사람이 찰리 허프 코치. 이틀 전 허프 코치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잰슨은 “그는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다. 거의 야구를 그만두려 할 때 투수를 제안했다. 허프 코치는 내게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잰슨은 “올해 뜻대로 되지 않고 있지만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우승을 돕는 것이다. 우승컵을 LA로 가져오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과 통산 300세이브로 자신감을 되찾은 잰슨이 우승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