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수들에게 노히터 게임은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영광의 기록이다. 평생을 던져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대기록이다.
그런데 이 노히터 게임을 별로 원치 않는 ‘괴짜’ 투수가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그레인키(36)가 그 주인공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었던 지난 6월14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도 6회까지 노히터 행진을 펼치다 깨졌다.
경기 후 그레인키는 “노히터를 했다면 번거로운 일이 많았을 것이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목받는 것을 즐기지 않는 그레인키의 성향을 감안하면 대기록 이후 쏟아질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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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3개월 반이 흘러 그레인키에게 다시 노히터 기회가 왔다. 2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9회 원아웃까지 노히터 행진을 펼쳤지만 오스틴 놀라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기록이 깨졌다.
다음 타자 팀 로페스에게도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2루에서 교체됐다. 불펜 도움 속에 8⅓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8승(5패)째. 아쉽게 노히터를 놓쳤지만 승리투수가 된 것에 만족했다.
그레인키는 경기 후 그는 “마지막 이닝까지 와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약간 번거롭긴 했겠지만 그래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아무리 귀찮아도 눈앞에서 놓친 대기록이 아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레인키는 올해 33경기에서 208⅔이닝을 던지며 18승5패 평균자책점 2.93 탈삼진 187개로 정상급 성적을 냈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며 전성기 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완급 조절에 눈을 뜨며 새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휴스턴 우승 청부사로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레인키 개인으로도 첫 우승 도전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