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에이스가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1)는 디비전시리즈 1~3차전 어느 경기라도 나설 준비를 마쳤다.
커쇼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저스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6승(5패)으로 ‘피날레’ 했다.
이로써 커쇼는 올해 28경기에서 177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05 탈삼진 181개를 기록했다. 3점대 평균자책점은 처음으로 신인 시절인 2008년 4점대(4.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4년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건강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 때 어깨 부상으로 개막 합류가 불발된 커쇼로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적.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커쇼는 “시즌 전만 해도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지만 20경기 이상 등판했다. 건강하게 플레이오프에 나가가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9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이날 호투로 포스트시즌 준비를 마쳤다. 커쇼는 “만약 오늘 투구가 나빴다면 세상의 종말까진 아니더라도 포스트시즌에 가는 마음이 즐겁지 않았을 것이다”며 “모멘텀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갖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호투에도 불구하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디비전시리즈 1~3선발 순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앞으로 나아갔고, 선택 폭이 커졌다. 커쇼는 준비가 되어있다”면서도 커쇼, 류현진, 워커 뷸러와 대화를 통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자리를 류현진에게 넘겨뒀던 커쇼는 이제 자존심을 내려놓은 모습이다. 그는 “1차전, 2차전, 3차전 어느 경기라도 던질 수 있다”며 뷸러와 류현진에 이어 3선발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날 커쇼는 6이닝 투구수 90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교체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로버츠 감독이 다가오자 앉아있던 커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자존심은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가슴 속 승부욕은 뜨겁게 불타오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