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K 스페셜 1구간 우승' 윤중헌, "소방관 됐지만 자전거 계속 탈 거예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9.27 20: 23

‘2019 투르 드 코리아(TDK) 스페셜 대회’ 1구간 우승자인 윤중헌(팀 수티스미스펠트)은 예비 소방관이다. 1년여의 준비 끝에 올해 여름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2017년 처음으로 TDK 스페셜 정상에 올랐던 그는 2년 만에 소방관 합격증과 함께 옐로 저지를 다시 품었다.
윤중헌은 27일 오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서 열린 2019 TDK 스페셜 대회 1구간 레이스서 56분17초로 우승했다. 첫 날 레이스는 인제스피디움을 활용한 대회 최초의 자동차 경주장 트랙 순환 코스(39km)로 3.908km의 코스를 10바퀴 돌아 순위를 가렸다. 2017년 우승자인 윤중헌이 막판 스퍼트서 천소산(용산레이싱 까르마토)과 권대영(탑 스피드R)의 추격을 6초 차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윤중헌은 소방관 시험을 준비하느라 지난 1년간 제대로 페달을 밟지 못했다. “자전거 업종에서 일을 하다 비전을 보고 안정적이고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소방관을 택했다”는 그는 "필기, 실기, 면접까지 올해 6월 소방관 시험이 모두 끝났다. 어떻게 하다 보니 소방관 시험에 한 번에 붙었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 운이 좋았다. 혼자 힘들었을 텐데 2018년 초에 만난 여자친구가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윤중헌은 합격 뒤 3개월 동안 다시 자전거에 올라 우승 스토리를 써냈다. 공부에 매진하느라 여섯 번의 대회 예선에도 두 차례만 참가해 본선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윤중헌은 "우승할 자신은 없었다. 체중 감량을 많이 해서 2~3스테이지의 산악구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다. 평지 코스는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운이 좋게 다들 힘들어 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열심히 짜냈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경주용 서킷서 레이스가 열려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다. 업 앤 다운과 곡선 구간이 쉼 없이 이어진 난코스였다. 윤중헌은 "영암 서킷은 평지 뿐이라 쉬운데 여기는 업 앤 다운이 심하고 경사가 심해서 순간적으로 힘을 많이 써야 했다. 변별력 있는 코스인 것 같다”며 "속도가 많이 붙은 상태에서 코너링을 해야 해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윤중헌은 내년부터 소방관으로 제2의 인생을 맞는다. 이듬해 3월 소방학교에 들어가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소방관 업무를 시작한다. 직업은 바뀌었지만 자전거서 내려오진 않을 계획이다. 윤중헌은 “교대 근무를 하는 소방관은 일반 회사원보다는 평일에 시간이 많다”며 기회가 닿는 한 대회에 계속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예비 소방관 윤중헌의 페달은 계속 돌아간다. "종합우승을 욕심 내고 싶다. 다른 선수들도 실력이 출중하니 자만하지 않고 남은 구간 마무리를 잘하겠다."/dolyng@osen.co.kr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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