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가 은사를 만나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27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이동우가 출연했다.
이동우는 "홍록기 방송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너무 좋았다"라며 "방송이 끝나고 혼자 멍하니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저 프로그램에 나간다면 어떤 분을 만날 수 있을까 상상을 했다. 정말 딱 한 분이 떠오르더라. 너무 오랜 세월 뵙지 못한 분이라 꼭 의뢰하고 싶었다. 저한테 고교 시절 마임을 가르쳐준 김성구 선생님을 찾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동우는 "저는 가장 드라마틱하고 제 인생 가장 소중한 터닝포인트는 고교 시절이다. 그런데 그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고등학생 시절이 의미 있는 시절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마임 이상의 것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2003년 김은숙 씨와 웨딩마치를 울린 이동우는 이듬해 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결국 시력을 잃었다. 이동우는 “지옥이 시작됐다. 깨어 있는 게 너무 큰 공포였다. 차라리 잠들어 있는 게 좋았다. 눈을 뜨면 바로 술병을 들었다. 눈을 뜨는 게 싫어서 숨도 쉴 수가 없었다. 극심한 우울증이 왔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동우는 "아내한테 폭군처럼 닥치는 대로 집어던지고 말도 못했다. 어떻게 그걸 다 받아줄 수 있을까. 아내는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마'라고 한 번도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았으나, 방송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소유진이 이동우의 병을 알아차렸다.
이동우는 "소유진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갔는데 소유진이 눈치를 챘다. 문이 열려 있는데 내가 문고리를 잡고 열려 하는 걸 봤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우는 "저한테 얘기 안 하고 어느 날 글자 크기를 키운 원고를 저한테만 주더라. 얘가 많이 알고 있구나 싶어서 소유진에게 털어놨다. '너만 알고 있어 줄래'라고 하고 병을 얘기했다"며 "그 전부터도 저를 참 잘 챙기던 후배였는데, 그날 이후로는 헌식적으로 제 일을 돕고 힘을 줬다"고 회상했다.

또 이동우는 "계원예술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유진이에게 정말 감동받았던 건 어느 날 CD를 건네주더라. 읽고 싶은 책이 뭐냐고 물어봤었다. 그걸 전부 녹음해서 준 거다. 자기 목소리로"라고 말했다.
반면 이동우는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에 대해선 "그야말로 그 시간은 신비로운 마술과 같은 시간이었다. 아마 제 눈빛이 당시에 많이 빛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동우는 추억이 있는 놀이공원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이동우는 "선생님 진짜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고, 이를 옆에서 보던 김동구 선생님은 "이동우 이놈. 보고는 싶더냐?"라고 반가워했다.
이동우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김성구 선생님은 이동우가 어떤 학생이었냐고 묻자 "이동우가 발표하는 순간 다른 애들과 달랐다. 얘가 방송 쪽으로 안 갔으면 마임 쪽으로 끌고 갔다"고 떠올렸다.
끝으로 김성구 선생님은 이동우에게 "멀쩡한 눈 가진 사람보다 특권이 하나 있는 건 자신이 원하는 걸 머리에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을 북돋았다. 이동우는 "아까 선생님이 뒤에서 말씀하셨다. 너 앞으로 더 뚜렷하게 상상하면서 살면 돼'라고 하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