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늘 말해왔던 그곳으로 우리 떠나요.”
윤종신의 마지막 인사는 역시 음악이었다. 10년 동안 매달 신곡을 발표하며 뮤지션으로 게으르지 않은 음악 활동을 해온 만큼, 마지막 인사도 음악으로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윤종신다웠고, 또 윤종신이라 가능했던 ‘떠남’에 대한 인사였다.
윤종신은 지난 28일 오후 7시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콘서트 ‘이방인’을 개최했다. 매번 해오던 윤종신의 콘서트지만, 이번 공연은 내달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팬들에게 인사하는 특별한 자리이기도 했다. 떠나기 전 윤종신의 마지막 인사를 들을러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우고 기대에 찬 눈빛들이 무대를 향했다.

윤종신은 ‘이방인’ 콘서트를 통해서 새롭게 시작할 프로젝트에 대한 다짐을 나누기도 했다. 윤종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그다운 인사로 음악을 택했고 팬들과 온전히 음악에 빠져 인사하는 시간이었다. 윤종신에게도 팬들에게도 또 함께 무대를 꾸며준 후배이자 동료 뮤지션 하림과 조정치에게도 잊지 못할 시간. 특별한 선물이자 인자였다.
이번 ‘이방인’ 콘서트는 윤종신의 히트곡을 듣는 자리이기보단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그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들로 셋리스트가 완성됐다. 왜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는지, 떠나는 것에 대해서, 이방인에 대해서 노래한 윤종신이다. 지난해 발표했던 ‘떠나’는 윤종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곡이었다. 음악으로 그가 하고 싶은 말들을 관객들에게 전했다.

윤종신은 먼저 “특별한 느낌으로 꾸며지는 ‘이방인’ 콘서트다. 지난 6월에 떠난다고 하고 4개월째 떠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훅 떠나기 싫어서, 훅 가는 것도 좋지만 떠나는 배경이라든지 충분히 이야기드리고 싶었다. 영원히 안 오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이런 공연이 없을 상황이라. 너무 필요한 시간이었다. 떠나가면서 여러분에게 띄워주고 싶은 메시지, 내 얘기보다 노랫말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꾸며봤다”라고 인사했다.
그만큼 이번 콘서트의 선곡 하나 하나가 의미 있었다. 떠남에 대해서 노래하는 윤종신을 보면서 그가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 또 그가 프로젝트를 마치고 더 풍성한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들 수밖에 없었다. 윤종신은 차근차근 온전히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가며 의미 있고 특별한 공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윤종신의 오랜 음악적 동료인 하림과 조정치도 함께했다. 신치림으로 함께 활동해오기도, 꾸준히 음악 교류를 해오기도 한 이들의 무대인 만큼 관객들도 기다렸고 기대했던 무대였다. 윤종신보다 먼저 떠남에 대해 노래했다는 하림은 조정치와 함께 윤종신을 배웅했다. 조정치의 기타, 하림과 윤종신의 음악은 ‘이방인’ 콘서트를 더욱 특별하게 완성했다.

윤종신은 ‘떠나’,, ‘여기보다 어딘가에’, ‘출국’, ‘늦바람’, ‘도착’, ‘이방인’ 등의 무대를 꾸미며 마음을 담은 이사를 나눴다. 특히 ‘이방인’은 이번 공연의 주제이기도 했다. 떠도는 것에 대한 로망, 도전, 새로운 시작을 담아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그리고 음악으로 의미 있는 인사를 건넨 윤종신이다.
윤종신은 “‘이방인 프로젝트’를 다짐한 게 3~4년 정도 됐다. 멈추고 쉬거나 다른 환경 속에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 중에 곡을 12곡 이상 만들 거다. 창작자로서 ‘월간 윤종신’을 안 하면 지쳐 쓰러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늙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선택을 한 거다. 무르익은 음악으로 찾아오겠다”라고 인사했다.

떠남에 대한 이야기로 가장 윤종신답게 인사를 건네며, 또 풍성해질 음악을 약속했다. 당분간 윤종신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지만 음악으로 늘 소식을 전해올 윤종신이기에 뮤지션으로서 그의 ‘무르익음’이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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