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가 체질’은 일단 한 번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멜로 드라마에는 늘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요소가 있게 마련인데, ‘멜로가 체질’에는 극적인 장애물이 없었음에도 빵 터지는 재미는 극대화했다.
30대 절친의 일과 사랑, 고민 등 여자들의 일상이 ‘멜로가 체질’의 메인 스토리였지만 배우 천우희와 중심축을 담당한 안재홍에게 반했다는 여성 시청자들이 많았다. 안재홍이 평소 코믹하면서 허당기 있어 보이는 이미지가 있지만 멜로를 할 때는 사뭇 진지했다. 그에게 짙은 '로맨스 DNA'도 있다는 다변성(多變性)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안재홍은 ‘멜로가 체질’에서 흥행이 보장된 드라마 PD 손범수를 연기했다. 작가 임진주(천우희 분)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녀에게 빠져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안재홍은 진짜로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듯, 지금 막 연애를 시작한 한 남자의 연애 세포를 하나하나 깨워 능력 있는 손범수의 설레는 얼굴을 만들었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에서 시작된 안재홍 표 멜로 연기가 ‘멜로가 체질’에서 극대화된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감 넘치는 안재홍의 말과 행동에 가슴이 떨린 것은 예삿일이 됐다. 안방극장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에서 드러낸 재미있는 얼굴을 유지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일상적 소재와 코믹멜로 장르가 주는 드라마의 재미에 완전히 빠져 보는 동안 안재홍과 천우희의 관계, 그러다 점차 연인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공감과 함께 애틋한 미소를 번지게 했다.
무엇보다 안재홍은 장르적인 문법을 성실히 따라가며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 그의 열연 덕분에 옛 사랑을 떠올린 추억과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설렘을 명확히 느꼈다./ watch@osen.co.kr
[사진]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