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동현(36)이 자신의 은퇴식 시구자로 나선 아버지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LG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29일 잠실구장 두산-LG전. LG에서만 700경기를 출장한 이동현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시구자는 이동현의 아버지 이형두씨가 맡았다. 이동현은 아버지를 마운드로 안내했고, 시포자로 포수 자리에 앉았다.
LG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이동현의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힘찬 시구를 했다. 공을 받은 이동현은 그라운드에서 아버지를 향해 큰 절을 했고, 이후 포옹을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오전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동현은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그는 "부모님께서 어렵게 사셨다. 아버지께서 다른 집에 가서 일을 도와주고 계신다. 어느 집에 갔는데, 내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내 아들이 이동현'이라고 말을 못했다고 하시더라. 어머니도 아들이 이동현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더라. 그동안 부모님께서 야구장에 안 오셨다. 무섭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해서 안 왔다"고 먹먹한 사연을 말했다.
이동현은 "시구자를 아버지로 선정한 것은 마운드에서 찐하게 포옹하고 싶다. 그래서 시구자로 아버지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에 아버지와 소주를 마셨는데, 내게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셔 너무 감사했다. 힘들게 키워주신 아들이 은퇴식까지 하게 됐다. 나는 울더라도 부모님은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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