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오가 2019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시즌 첫 번째 2승 선수가 됐다. 올 시즌 KPGA 투어에서는 이 대회 전까지 단 한 명의 다승자도 없었다.
그런데 그 첫 다승자가 칭찬받을 수 없는 우승을 했다. 경기 도중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하는 불상사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29일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 우승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던 16번홀에서 발생했다. 대회 장소는 경북 구미에 있는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7,104야드)이다.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 KPGA 투어였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대회인지라 구름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투어를 뛰는 선수라면 큰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의 열기였다.
그런데 이런 팬들의 열기에 보답은커녕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16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리던 김비오가 16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갤러리를 향해 가웃뎃손가락을 치며 올리며 욕설을 했다. 티샷을 하는 순간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갤러리의 셔터 소리에 김비오는 티샷 실수를 했고, 공은 채 100미터도 가지 못했다. 갤러리의 행동도 큰 문제였다. 하지만 그 같은 비매너에 손가락 욕설로 대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김비오는 16번홀은 간신히 파로 막고 파3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7언더파 단독 선두를 했다. 하지만 김비오가 18번홀에서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해도 갤러리 사이에서 함성은 터져 나오지 않았다.
김비오도 크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우승 세리머니 대신 “오늘 경기 중 보인 모습이 크게 잘못 됐고, 진심으로 사과한다. 앞으로 좀더 사려깊은 선수가 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프로선수와 관람객 사이의 매너 논란은 골프라는 스포츠가 안고 있는 오랜 숙제다. 그러나 적어도 프로스포츠 선수라면,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질 것도 없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가 누구인지만 생각하면 된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