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30)가 마운드 대신 타석에서 팬들에 고별 인사를 건넸다. 라이벌인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범가너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벌어진 2019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홈경기에 5회말 대타로 출장했다. 당초 이날 경기 선발투수였지만 은퇴하는 브루스 보치 감독이 “무리할 필요없다”고 만류하며 등판이 취소됐다.
올 시즌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지만 타석에서 팬들에 고별 인사를 했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가 아닌 브랜든 크로포드 타석에 대타로 등장하자 오라클파크 관중들이 기립박수했다.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가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대화하러 마운드에 간 사이 타석에 남은 범가너는 팬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두 차례나 답례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
통산 홈런 19개로 방망이 솜씨가 남다른 범가너는 10년 만에 구원투수로 깜짝 등판한 커쇼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커쇼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몸쪽 공까지 7개의 공 모두 포심 패스트볼로 정면 승부를 벌인 것이다.
커쇼의 7구째 몸쪽 90.5마일 패스트볼에 범가너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다. 경쾌한 타구음이었지만 3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 아웃이 됐다. 경기장에 아쉬운 탄성이 터져나왔고, 덕아웃에 들어가던 범가너는 다시 한 번 헬멧을 벗어 인사했다. 커쇼는 마운드를 내려가며 맞은 편 덕아웃의 보치 감독과 범가너에게 모자 벗어 인사했다.

시즌 종료와 함께 FA가 되는 범가너는 내년 거취가 불투명하다. 그는 “앞으로 선수 생활이 많이 남아있다”며 “FA를 기대하고 있다. 다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다시 이곳에 올 것이다”고 샌프란시스코 팬들과 만남을 기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