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無"..정유미 밝힌 #82년생김지영 #평점테러 #공유(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9.30 14: 45

 “(평점 테러, 인스타 악플 등이) 있었지만 부담은 없었다.”
배우 정유미가 30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제공배급 롯데, 제작 영화사 봄바람)의 제작보고회에서 “같이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영화를 잘 만들어서 관객들과 결과물을 다르게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악플이나 평점 테러에 대해)큰 걱정은 안 했다”라며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정유미가 ‘82년생 김지영’의 출연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원작소설 '82년생 김지영'(작가 조남주)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김지영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친정 엄마, 대학 동문 언니로 빙의된 증상을 보인 독특하지만, 결국 평범한 한 30대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정유미, 공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82년생 김지영’은 82년에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나 살아왔고 현재의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의 삶을 일대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현재까지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남녀 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사회를 고발한다. 책에서는 주인공 김지영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미처 못 다한 말들을 상담한 정신과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으로 그려졌지만, 영화는 결론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알 수 없다.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정유미, 공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다만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은 이날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원작은 신문기사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나열한 르포르타주다. 에피소드는 있는데 서사가 없다”고 밝힌 뒤 ”영화는 이야기, 서사를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했다. 관객들이 김지영에 이입하고, 김지영을 통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서사를 만들었다”고 비교했다.
김 감독은 “김지영과 남편 대현, 주변 가족들에 신경을 써서 캐릭터를 살렸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다. 정유미와 공유가 잘 해줘서 영화가 더 풍성해진 거 같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도영 감독은 정유미와 공유에게 부부라기보다 남매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아시겠지만 부부가 오래되면 남매 같은 느낌이다. 공유가 애드리브를 준비해왔는데, 정유미가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 정말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극찬했다.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정유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영화도 소설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극중 캐릭터인 김지영과 같은 또래 30대 여성으로 살아온 여자의 고민이 녹아들어갔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 영화에 출연을 결정한 정유미를 페미니즘 프레임에 가두었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을 읽었던 일부 걸그룹 멤버들까지. 사실 영화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해서 모두가 남성을 비난하고 무시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사실 이 단어의 의미 자체가 국내에서는 이미 변질됐기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사용하는 페미니즘은 단어 자체부터 논란거리이다.
정유미는 이 같은 논란을 알고 있었지만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데 두려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녀는 “소설은 처음에 몰랐고 시나리오를 보고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주변에 친구나 가족 등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생각났다.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구체적 이유를 밝혔다.
30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정유미, 공유, 감독 김도영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정유미는 그저 ‘82년생 김지영’보다 한 살 어린 83년생으로, 동시대를 산 여자로서, 30대를 사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연기로 재현하려 했던 것이다.
남편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공유는 정유미가 김지영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정유미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타고난 분위기가 있다. 워낙 친한 사이다 보니 사석에서는 그렇진 않지만 현장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김지영 그 자체였다”고 칭찬했다.
대현 역을 맡은 그는 “일단 (대현이)30대라 좋았다. 캐릭터가 평범하고 높고 낮음이 크지 않은 사람이라 저의 표정과 톤에 따라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정해진다고 생각했다. 제 나름대로 섬세하게 하려고 했다. (웃음)”고 했다.
정유미는 분명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배우 중 한 명이다. '부산행'(감독 연상호, 2016), 예능 프로그램'윤식당' 등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더 테이블'(감독 김종관, 2017), '우리 선희'(감독 홍상수, 2013) 등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배우로서 깊이있는 모습을 보여줘서다. 
정유미가 그린 82년생 김지영의 얼굴은 어떨지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개봉은 10월./ watc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