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복싱이 만난 색다른 성장형 코믹 드라마 장르의 영화 한 편이 찾아왔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두 가지 소재의 만남이 관객에게 색다른 신선함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정혁기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공배급 CGV 아트하우스, 제작 폴룩스(주)바른손)의 언론시사회에서 "새롭고 독특한 시도를 한 영화라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판소리 복서'는 전직 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준 민지(혜리 분)를 만나 잊고 살던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무도한 도전을 하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엄태구가 병구 역을 맡아 복서의 얼굴을 내밀었다. 상업영화에서는 주로 악역 및 센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가 180도 변신을 시도해 그 자체만으로도 새롭다.

엄태구는 “저는 개인적으로 어리숙한 역할이 처음은 아니다.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서 했었다”라며 “하지만 병구는 또 다른 캐릭터라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만들어 나갔다”고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정혁기 감독의)단편 '뎀프시롤' 때부터 팬이었는데 장편의 시나리오가 제게 왔을 때 너무 기대가 많이 됐다”며 “대본을 보자마자 그 다음 날 감독님을 뵙고 너무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했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장구와 복싱을 결합한 계기를 전했다. “’판소리 복서’는 제가 조현철 배우와 함께 찍은 단편영화에서 시작을 했다”며 “(재학시)학교에서 누가 장구를 치고 있었고 당시 조현철 배우가 복싱을 배우고 있었는데 두 가지를 합하면 재미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단편('뎀프시롤')에서는 미안한 마음을 주제로 삼았는데 장편('판소리 복서')에서는 판소리와 복싱에 재개발, 유기견, 치매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넣었다”며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소중함, 의미를 담고 싶었다”면서 영화적으로 의미를 확장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엄태구는 영화 촬영 전 복싱을 배우며 체력을 키웠고 몸매를 만들었다. 이날 그는 “복싱의 기본기를 배우기 위해 한 두 달 동안, 하루 5시간씩 복싱을 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싱 기본기를 배우고 나서 그 다음에 장구 장단에 맞춰 이 동작 저 동작 해보면서 어떤 게 더 나은지 물어봤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영화 속 최종 동작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 병구가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줄넘기를 하거나 거울을 닦으면서 연습을 하는 엉뚱한 모습이 담겨 폭소를 자아낸다.

병구와 민지(혜리 분)의 알콩달콩한 청춘 로맨스도 가미돼 재미를 더했다. 이에 엄태구는 ”멜로는 혜리가 연기하는 거 보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판소리 복서’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 2018) 이후 혜리의 두 번째 주연작. “처음엔 '판소리 복싱'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엉뚱하지만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서 꼭 하고 싶었다. 당시 엄태구 선배님과 김희원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출연한 이유를 전했다.
그녀는 ‘어느 연령대의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청춘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다. 사실 청춘을 제한할 수 없기에 누구든지 청춘이라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며 “꿈을 이뤄본 사람들, 꿈을 아직 못 이룬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혜리는 장구를 치는 민지를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 장구를 배웠다. “장구 연습은 영화 촬영 전까지 두 달 정도 열심히 했다. 열심히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태구와 멜로 연기에 대해 “제게 최고의 파트너였던 거 같다”고 병구 역의 엄태구와의 케미스트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병구가 다니는 복싱센터에 박 관장 역을 소화한 김희원은 “멜로가 신선하다. 코믹이 약간 억지스럽기도 한데 제가 보기엔 신선한 거 같다”며 “너무 많은 볼거리가 있는 거 같아서 재미있게 봤다. 많은 분들이 보셔도 재미있을 거 같다”고 추천했다.
‘판소리 복서’는 제목 그대로 판소리와 복싱이 영화의 주된 소재를 이룬다. 하지만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춘의 무모한 도전과 노력, 아직은 어리숙한 사랑이 보는 이들에게 미소를 안긴다. 감독의 엉뚱한 상상력과 재기발랄함이 예상 밖의 재미를 준다. 개봉은 10월 9일. 러닝타임 114분./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