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출신 연기자 혜리에게 영화 ‘판소리 복서’는 배우 인생에 변곡점이 될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물괴’(감독 허종호, 2018)에 이어 두 번째 주연작인데, 그동안 보여준 얼굴에서 결을 달리해 한층 나아진 연기를 선보였다.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폴룩스(주)바른손)는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복서를 그만둔 범구(엄태구 분)가 곁에서 자신을 믿어준 민지(혜리 분)를 만나 용기를 얻는다.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잊고 살았던 일명 ‘판소리 복싱’을 다시 시작하는 청춘의 모습을 담았다.
배우 엄태구가 복서 병구를, 이혜리가 민지를 연기해 청춘의 고됨과 함께 가볍지만 귀여운 ‘꽁냥꽁냥한’ 멜로를 담았다.


혜리는 30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제공배급 CGV 아트하우스, 제작 폴룩스(주)바른손)의 언론시사회에서 "제가 출연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엄태구 선배님과 김희원 선배님이 하신다고 들어서 무조건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엄태구와의 멜로에 대해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칭찬했다. 이에 엄태구도 “멜로는 혜리가 연기하는 거 보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화답했다.
‘판소리 복서’ 속 혜리는 병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여자이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불완전한 청춘이다. 실제 혜리의 성격처럼 밝고 편안한 모습이지만, 병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어른들의 걱정을 몰래 잠재워주는 애어른 같은 면모도 지녔다.

이번 영화에서 말갛고 단단한 연기력을 보여준 혜리는 연기에 도전하기 전 걸그룹으로서 춤과 노래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민지를 소화하기 위해 장구를 연습했다. 다재다능형의 배우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혜리는 “장구 연습은 영화 촬영 전까지 두 달 정도 열심히 했다”면서 캐릭터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혜리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엔 무슨 얘기인지 몰랐다. '판소리 복싱'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엉뚱하지만 재치있었고 유머러스한 여러 가지 감정이 들어서 꼭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정혁기 감독은 판소리와 복싱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의미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판소리, 복싱, 재개발, 유기견, 치매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넣어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담고 싶었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끝으로 혜리는 “'판소리 복서'는 청춘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다. 사실 청춘(의 범위를)을 제한할 수 없지만 누구든 청춘이라고 느낄 수 있지 않나. 꿈을 이뤄본 사람들, 꿈을 아직 못 이룬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10월 9일 개봉./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