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이 바라는 사이영상 시나리오, “벌랜더와 나누면 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9.30 17: 51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고도 사이영상을 타지 못하는 불운한 시즌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구도가 그렇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게릿 콜과 저스틴 벌랜더의 집안싸움으로 진행된 사이영상 구도는 누가 수상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올 시즌을 마무리한 콜과 벌랜더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세웠다. 20승, 200이닝, 300탈삼진, 2점대 평균자책점 등 특급 투수가 기록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록을 동시에 기록했다. 콜은 33경기 20승 5패, 212⅓이닝, 평균자책점 2.50, 326탈삼진, WHIP 0.89, 피안타율 2할8푼6리의 기록을 남겼다. 벌랜더는 34경기 21승 6패, 223이닝 평균자책점 2.58, 300탈삼진 WHIP 0.80, 피안타율 1할7푼2리의 성적을 찍었다. 
우열을 가리는 것이 쉽지 않다. 다승, 이닝, WHIP, 피안타율은 벌랜더가 우위이지만 평균자책점, 탈삼진은 또 콜이 우위다. 벌랜더가 시즌 내내 꾸준함을 무기로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했다면 콜은 후반기 대질주를 통해 사이영상 레이스에 뒤늦게 합류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벌랜더는 올해 자신의 통산 세 번째 노히터 대기록을 수립했고, 콜 역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9경기 연속 두 자리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두 선수 중 누구에게 1위표를 주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현재 사이영상 구도는 점입가경에 한 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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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콜은 벌랜더의 업적을 치켜세우며 “벌랜더는 엄청난 일을 했고, 역대 가장 뛰어난 시즌을 보냈다. 같은 300탈삼진과 통산 30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하는 것을 보는 게 얼마나 축복스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벌랜더는 전날(29일) 에인절스전에서 6이닝 3실점 12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시즌 300탈삼진과 통산 30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바 있다. 콜은 벌랜더의 이 모습을 보고 감회에 젖은 것.
결국 사이영상과 관련된 질문도 피할 수 없었는데, 그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벌랜더와 내가 사이영상을 나눠갖는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시즌 초중반의 부진을 딛고 시즌 마지막 22번의 선발 등판해서 16승 무패 평균자책점 1.78, 226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9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포함해 21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샌디 쿠팩스,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에 이어 역대 4번째 투수로 21경기 이상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시즌 최다는 23경기로 존슨이 3시즌, 라이언이 1시즌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모습들에 대해 콜은 “이닝을 종료하고 더 큰 상황을 마무리 지을 때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을 계속적으로 고수했는데, 이 자리까지 왔다”면서 “지금의 기록에 대해서는 상상하지 못했다. 나아지는 것을 상상했는데, 그렇게 했다고 믿었다. 이에 뒤따르는 과정이 이런 기록들이다. 올해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정말 특별한 시즌이었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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