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승→팀 최다승' 웃지 못한 염경엽 감독의 아쉬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10.01 05: 15

88승, 역대 SK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SK 선수단은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자칫하면 역대 최다승 2위의 아픔을 삼킬 처지이기 때문이다. 
SK는 30일 열린 한화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나흘 쉬고 등판해 7이닝 2실점의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팀 타선은 6점을 뽑았다. 88승 1무 55패, 승률 6할1푼5리로 시즌을 마쳤다. 좋은 기록이다.
그러나 두산(87승 1무 55패)이 1일 열리는 잠실 NC전에서 승리한다면, SK는 88승을 거두고도 정규시즌 2위에 그치게 된다. KBO리그에서 88승을 거두고도 우승하지 못한 팀은 아직까지 없다. 

8회초 SK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sunday@osen.co.kr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87승을 하고도) 이런 상황에 몰린 것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고 자책했다. 
SK는 지난해 승수(78승)보다 올해 10승을 더 많이 올렸다. 분명 좋아진 점, 성과도 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시즌을 정리했다.
그는 "올 시즌 높은 집중력과 팀을 위한 희생정신으로 88승, 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의 뜻을 먼저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에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짓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올 시즌 중점을 둔 것은 두 가지였다. 불펜 투수진을 안정시키는 것과  모든 선수들이 자신만의 루틴을 확립해서 스스로 가장 좋을 때의 감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염 감독은 "불펜 투수들은 목표했던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승리조인 '서태훈'(서진용-김태훈-하재훈)과 이들을 받쳐준 모든 투수들이 수고 많았다"며 "불펜 투수들이 성장한 것은 좋은 선발 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단 최다승 타이를 기록한 산체스(17승)와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마다 끊어준 에이스 김광현, 10승 투수로 성장한 문승원 등이 좋은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SK는 공인구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지면서 지난해 홈런 수(233개)에서 50% 가량 줄었다. 올해 117홈런에 그쳤다. 염 감독은 "공인구 반발력의 영향을 다른 팀에 비해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뛰는 야구를 더 많이 시도했고 일정 정도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타자들의 루틴을 완정해 정립해주지 못하면서 시즌 후반 공격력 하락을 예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 모두 감독의 책임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 같은 실수를 줄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K는 이제 결과를 기다린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하든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든지,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는 또다른 흐름을 갖는 경기이다. 잘 준비해서 작년에 이어 또 한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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