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승만 더 했더라면...그 때 무실점으로 막았더라면."
SK 김광현(31)은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했다. 31경기에 등판해 190⅓이닝을 던지며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 탈삼진 180개를 기록했다. 다승 공동 2위, 탈삼진 2위, 이닝 3위, 평균자책점 3위다. 17승은 자신이 2010년에 기록한 팀 최다승 타이 기록.
2010년(다승 1위, 이닝 1위,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2위) 이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팔꿈치 수술로 2017시즌을 통째로 쉬며 재활을 한 김광현은 지난해 몸 관리를 받았고, 올해는 예전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다. 2010년 193⅔이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팀의 6연패를 끊는 역투(7이닝 무실점)를 한 김광현은 30일 시즌 최종전인 한화전에서도 혼신을 다한 투구(7이닝 2실점)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88승 1무 55패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김광현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두산이 1일 NC 상대로 승리한다면, SK는 똑같은 승률에도 상대 성적에 밀려 2위가 되기 때문이다.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
김광현은 "내일 두산전은 안 보고 싶다"며 씁쓸함을 내비쳤고, "우승하고 싶은 열망은 누구나 크다. 하늘에 맡기고, 2위를 하면 그에 맞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을 되돌아본 김광현은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잘 되는 것이 우선이었고, 잘 끌고 오다가 막판에 4경기 연속 무승이 아쉽다. 150이닝을 넘어가면서 힘이 떨어진 것 같다. 그때 내가 1승만 했더라면, 순조롭게 정규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나 때문에 어렵게 된 것 같아 선수단에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김광현은 "두산과의 더블 헤더 2차전이 가장 아쉽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는데 더 잘 던졌어야 했다. 내가 무실점으로 막았더라면 승리하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했다. 김광현은 당시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충분히 했으나, 불펜이 3-2로 앞선 8회 와르르 무너지면서 3-7 역전패했다.
수술 후 2번째 시즌에서 전성기 성적을 회복했다. 김광현은 "17승 보다도 시즌 전 목표였던 180이닝을 채운 것이 더 좋다. 솔직히 수술을 하고 나서 다시 던질 수 있을까 불안했다. 지난해 관리를 잘 해준 힐만 감독님과 염경엽 감독님(당시 단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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