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베테랑들...롯데 선수단 재편 작업 가속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02 11: 12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단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베테랑 불펜 투수 윤길현(36)을 비롯해 투수 박근홍(34), 송창현(24), 포수 김사훈(32), 내야수 박정현(23), 오윤석(23), 외야수 조준영(23) 등 총 7명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통보했다. 오는 11월 말, 보류선수 명단 발표보다 두 달이나 앞선 선수단 재편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었다. 
또 다른 베테랑 선수인 채태인(37)의 거취도 변수다.채태인은 지난 2017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2018시즌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원 소속구단인 히어로즈(현 키움)와 사인 앤 트레이드로 롯데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1+1년 1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1’년의 계약기간까지 끝난다. 재계약 대상자다.

4회초 1사 주자 1,2루 롯데 채태인이 1루수 앞 병살타를 날리고 있다. /rumi@osen.co.kr

롯데 이적 첫 해인 지난해 130경기 타율 2할9푼3리(376타수 110안타) 15홈런 75타점 OPS 0.816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올 시즌에는 세대교체 기조 속에서 제한된 기회를 받으며 59경기 타율 2할5푼1리(167타수 42안타) 5홈런 29타점 OPS 0.709의 기록을 남겼다.  
채태인 외에도 재편 대상자로 볼 수 있는 선수들은 더러 있다. 일단 올 시즌을 끝으로 FA 계약이 모두 끝나는 투수 손승락(37)과 송승준(39)이 그 대상이다. 손승락은 올 시즌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오는 등 부침이 있었고, 결국 올 시즌 9세이브로 시즌을 마감, 역대 최초 10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 도전에 실패했다. 손승락은 롯데와 4년 6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송승준 역시 2016시즌 롯데와 4년 4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107승으로 구단 역대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다(1위는 윤학길의 117승). 하지만 올 시즌 송승준은 11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40의 기록만 남겼다. 
올 시즌 중용을 받지 못한 내야수 문규현(36) 역시 거취가 미궁 속이다. 지난 2017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고 원 소속팀이던 롯데와 2+1년 총액 1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올해를 끝으로 2년 계약이 끝나고 +1년 계약이 남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고질적인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어깨 수술을 받고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40경기 타율 2할5푼(64타수 16안타) 10타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지난 1일 사직 키움전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등록돼 선발 출장했고 한 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문규현 역시 선수단 정리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짐작도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성민규 단장이 부임한 뒤 선수단 전체에 대한 스카우팅리포트를 새롭게 작성해 나갔다. 이를 토대로 연말에 있을 2차 드래프트의 40인 보호선수 명단과 향후 보류선수 명단을 꾸리는데 중점을 뒀다. 이에 계약기간이 끝나거나 임박한 베테랑들에 대한 잣대를 냉혹하게 들이대고 있는 것. 베테랑들에게 집중된 선수단 체질을 바꾸려는 의지다. 올해 최하위에 머물렀고 당장 내년 성적까지 뼈아플 수는 있어도 먼 미래를 바라보고 성민규 단장 체제의 ‘뉴 롯데’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롯데의 세대교체는 숙원사업과도 같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뎁스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다. 뼈를 깎는 개혁에 대한 의지가 소극적이었다. 그동안 선수단에 투자한 비용으로 인해 그 의지는 자연스레 소멸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는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새로운 조직으로 개편하는 동시에 선수단 재편에도 박차를 가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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