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베어스가 해냈다' 육성+계산이 만든 기적 [두산 정규시즌 우승⓸]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0.02 15: 00

팽팽했던 경기 후반. 경기의 흐름을 가지고 온 것은 대타로 나온 백업 선수들이었다.
두산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6-5로 승리했다. SK에 0.5경기 차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던 두산은 이날 경기를 잡으면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8월 중순까지 9경기 차 떨어진 3위였던 두산에게 찾아온 기적의 순간이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8회초까지 총 5실점을 하며 NC에게 2-5로 끌려갔다.

1일 오후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2사 1루 두산 김인태가 동점 적시 3루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 youngrae@osen.co.kr

8회말 두산이 다시 한 번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김재호와 정수빈이 연속 안타를 치며 1,2루 찬스를 잡았다. 최주환의 진루타로 2사 2,3루가 됐고, 허경민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4-5 상황. 페르난데스가 7회 이유찬이 대주자 교체된 가운데 두산은 대타 김인태 카드를 꺼냈다. 김인태는 우중간을 완전하게 가르는 3루타를 날리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균형을 맞춘 9회말. 이번에도 두산의 대타 카드가 다시 한 번 적중했다. 1사 후 백동훈 타석에서 국해성이 나섰고, 국해성은 원종현을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쳤다. 발빠른 김대한이 교체돼 나온 뒤 박세혁의 끝내기 적시타로 두산은 우승을 확정지었다.
두 차례의 대타 성공이 만든 승리에는 김태형 감독의 계산이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시즌 내내 대타 카드가 안 먹혔는데 오늘 먹히더라”고 웃어보이며 “7회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친 뒤 대주자 이유찬을 보낸 것은 승부수를 띄운 것이었다. 또 김인태가 빠른 공과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는 공에 강점을 갖고 있어 대타로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백업 선수들의 대타 성공에는 두산 화수분 야구의 육성 시스템도 함께 숨겨져 있었다. 지난 2014년 7월 1일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뒤 이천 베어스파크의 개장 이후 두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뛰어난 시설을 바탕으로 김태룡 단장이 지속적으로 방문하면서 선수단 면면을 살펴보며 관심을 갖는다. 여기에 2군 선수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담당 코치 전원이 모여서 회의를 거친 뒤 신중하게 변화를 준다. 확실하게 갖춰진 시스템과 관심 속에 두산은 꾸준히 선수를 좋은 선수를 배출해 나갔다.
올 시즌 두산은 FA로 떠난 양의지의 공백을 박세혁이 채웠고, 박건우가 부상일 때에는 김인태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동점타를 친 김인태는 2군에서 정경배 코치를 비롯해 타격 파트 코치들이 영상 및 데이터를 본 후 타격폼에 변화를 준 것이 최근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총력전이 불가피했던 마지막 순간 백업 선수들이 제 몫을 했고, 두산의 기적 시나리오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