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이 해트트릭으로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FA컵 최다 우승(4회, 포항 스틸러스와 동률)의 수원이 K3리그 어드밴스(4부리그) 소속의 화성FC의 돌풍을 잠재우며 FA컵 결승에 올랐다. 수원의 주장 염기훈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역전 드라마의 주역이 됐다.
수원은 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 홈 경기서 화성과 연장 혈투 끝에 3-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수원은 1차전 원정 경기서 0-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2차전 홈 경기서 반전을 이뤄냈다. 수원은 앞서 승부차기 끝에 상주 상무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과 다음달 홈 앤 어웨이로 FA컵의 주인을 가린다.
득점이 절실했던 이임생 수원 감독은 베테랑 공격수 데얀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이임생 감독은 대신 한의권과 타가트를 투톱으로 세우고, 염기훈을 2선 공격수로 출격시켰다.
수원의 앞선은 전반 내내 무기력했다. 화성의 거친 압박과 조직적인 수비에 맥을 못췄다. K리그1 득점랭킹 1위 타가트는 부상 복귀전이라 100% 몸 상태가 아니었다. 타가트의 파트너 한의권의 부진이 컸다. 45분 동안 보여준 게 없었다. 한의권에게 공이 가면 볼소유권을 내주기 일쑤. 이임생 감독은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의권을 빼고 2001년생 공격수 오현규(18)를 투입하며 칼을 빼들었다.
오현규의 투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오현규는 투입 직후 위협적인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기회를 제공했다. 후반 14분 오현규가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선제골로 마무리했다. 3차례 골대 불운에 시달리던 수원은 연장 후반 오현규와 염기훈의 합작품으로 천금 추가골을 만들었다. 연장 후반 2분 오현규가 아크 서클 근처로 내준 볼을 염기훈이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1분 뒤 전세진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부를 굳힐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연장 후반 6분 염기훈이 키커로 나서 쐐기골을 작렬하며 짜릿한 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염기훈이 주장 완장의 품격을 보여주며 위기의 수원을 살렸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