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진이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지만 벤치서 반대해 내가 찼다.”
FA컵 최다 우승(4회, 포항 스틸러스와 동률)의 수원 삼성이 K3리그 어드밴스(4부리그) 소속의 화성FC의 돌풍을 잠재우며 FA컵 결승에 올랐다.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드라마 같은 승부의 주역이 됐다. 수원은 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 홈 경기서 화성과 연장 혈투 끝에 3-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수원은 1차전 원정 경기서 0-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2차전 홈 경기서 반전을 이뤄냈다. 수원은 앞서 승부차기 끝에 상주 상무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과 다음달 홈 앤 어웨이로 FA컵의 주인을 가린다.
수원에 결승행 기적을 안긴 주인공은 캡틴 염기훈이다. 후반 14분 프리킥으로 천금 선제골을 작렬한 그는 연장후반 2분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2번째 골까지 책임졌다. 염기훈은 전세진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연장후반 6분 쐐기골로 마무리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염기훈은 페널티킥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세진이가 '자신감을 올리고 싶다’며 ‘제가 차면 안되냐'고 해서 고민 끝에 차라고 했지만 벤치서 안된다고 했다. 세진이가 골로서 자신감을 찾고자 했다. 양보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차게 돼서 미안하다. 벤치서 내린 결정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세진이도 알 것이다."
염기훈은 까마득한 후배인 전세진의 밝은 앞날을 기원했다. 염기훈은 "세진이는 훈련 때도 잘한다. '드리블을 하든 패스미스를 하든 경기장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주문한다.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수원을 이끌어 갈 선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