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세더라" 박세혁, 우승 끝내기 안타로 얻은 태극마크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0.03 05: 53

두산 베어스의 박세혁이 안타 한 방으로 많은 것을 품게 됐다.
박세혁은 2일 발표한 ‘2019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28명 최종 엔트리에 양의지와 함께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양의지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 박세혁은 이번에도 백업 포수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올 시즌 박세혁은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어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기면서 박세혁은 주전 안방마님으로 도약했다.

1두산 베어스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88승 1무 55패를 기록한 두산은 SK와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9승 7패)에서 앞서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했다.9회말 무사 2루 두산 박세혁이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 youngrae@osen.co.kr

올 시즌 풀타임 첫 해를 맞이했지만, 137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4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9개의 3루타를 날리며 역대 포수 최다 3루타 신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대학 시절 내야수와 외야수까지 볼 정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면모도 갖췄다. 박세혁이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 포수로서 손색없는 모습이었지만, 박세혁은 자칫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할 뻔 했다.
1일 잠실 NC전. 이날 경기를 잡아야 두산은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선발 포수로 나섰던 박세혁은 블로킹 등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흔들렸고, 두산은 NC에게 계속해 끌려갔다.
9회말 박세혁은 반전 드라마를 썼다. 5-5로 맞선 1사 2루에서 원종현의 초구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 안타를 만들어냈고, 그사이 발빠른 주자 김대한이 홈을 밟았다. 끝내기 안타를 날린 박세혁은 “실수를 많이 했는데,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기회가 왔다”며 활짝 웃었다.
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김경문 감독도 이 경기를 지켜봤다. 박세혁을 백업 포수로 염두에 뒀지만, 흔들리는 모습에 고민이 깊어졌다.
김경문 감독은 2일 엔트리 발표 후 “어제 경기를 보면서 진갑용 배터리 코치에게 전화를 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면 박세혁을 제외해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에 패배하면 포수가 받는 타격이 크다. 그런데 박세혁의 기가 세더라”고 웃었다. 이어서 “팀을 우승 시키는 장면을 보고 엔트리에 넣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소 “국가대표는 어린 시절 꿈”이라고 이야기한 박세혁은 결국 안타 한 방으로 팀 우승과 함께 품어온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됐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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